피랍제미니호 한국인 선원만 억류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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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0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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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들, 해적소굴 내륙으로 들어간 듯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지난 4월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싱가포르 선적 화학물질 운반선인 '제미니(MT GEMINI)'호와 대다수 선원이 협상을 통해 풀려났지만, 이 배에 타고 있던 한국인 선원만 계속 억류된 상태라고 1일 외교통상부 당국자가 밝혔다.

이에 따라 제미니호 피랍사태가 장기화 될 조짐이 보여 외교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싱가포르 선사는 한국인 선원 4명을 포함, 25명의 선원이 탄 제미니호가 피랍된 이후 선사가 주도적으로 협상해 왔다.

그러던 중 싱가포르 선사는 해적과의 협상에 따라 지난달 29일 24시간 이내에 제미니호를 떠나는 조건으로 피랍 선박과 선원 전원에 대한 협상금을 지불했고, 이에 따라 해적들은 지난달 30일 오전 3시(현지시간)에 제미니호를 떠났다.

그러나 해적이 유독 한국 선원만 계속 억류하면서 그 동안의 ‘해적 대 선사’간 협상 구도가 복잡해질 조짐이다.

특히 이들 해적은 지난 7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덴만작전 과정에서 사망한 해적 8명의 몸값과 우리측에 생포돼 재판 중인 해적 5명의 석방을 요구한 한 바 있다.

해적의 속성상 이런 요구가 ‘협상금 프리미엄’을 받아내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지만, 상황을 더 어렵고 정치적으로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해적들이 이런 상황을 단순히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실제 한국인 선원을 내세워 해적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압박 작전을 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여기에다 이들 해적이 한국인 선원을 데리고 내륙으로 들어간 것도 이번 사태의 장기화를 전망케 하는 부분이다. 해안을 벗어나 ‘해적의 소굴’인 내륙으로 이동하게 되면 사실상 접근이 불가능해지기 때문.

우리 선원의 재피랍 사태에 대해 정부는 “피랍시 선사가 모든 책임을 지고 협상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1일 “협상 책임이 있는 선사와 긴밀히 협조하는 한편 다른 나라와 정보 공유를 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해결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방침은 “해적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국제적인 원칙이 고려된 것이다. 또 협상 구도가 ‘해적 대 정부’로 바뀌면 협상이 오히려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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