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현대·기아차가 자체 집계해 발표한 지난 한 해 동안의 판매량은 659만대. 현대차가 12.3% 늘어난 405만대를 팔았고, 기아차가 19.2% 늘어난 254만대를 각각 판매했다. 올 초 목표인 633만대에서 26만대 더 팔았다. 글로벌 4~5위 수준이다.
박빙으로 4위를 다투는 회사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프랑스 르노그룹과 일본 닛산자동차가 지분교환을 했으며, 기술을 공유하고 있어 사실상 한 회사로 분류된다. 카를로스 곤 회장이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겸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아직 공식 판매집계를 내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 시장조사사이트 글로벌인사이트가 집계한 지난 10월까지의 판매량은 현대·기아차(541만대)에 7만대 앞선 548만대였다. 올해 평균을 토대로 11~12월 판매량을 추산해 보면 현대·기아차에 1만대 가량 뒤지는 658만대다. <표 참조>
이 같은 격차 감소 혹은 역전은 현대·기아차가 11~12월 두 달 동안 올해 평균치보다 매월 5만대씩 총 10만대 이상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들도 같은 방식으로 추산해 볼 경우 지난해 글로벌 판매 1위가 미국 GM(898만대), 2위 독일 폴크스바겐(816만대), 3위 일본 도요타(759만대), 4~5위가 르노닛산 혹은 현대·기아차다. 이어 포드(566만대), 피아트-크라이슬러(403만대), PSA(푸조시트로엥·352만대), 혼다(304만대)로 각각 6~9위를 차지한다. 2010년 1위던 도요타가 3위로 밀린 것 외에는 거의 동일하다.
대체적인 결과는 이 달 하반기 께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다른 브랜드들의 전월 판매 집계가 통상 익월 중후반께 이뤄지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10일께, GM은 월말께 각각 지난달 실적을 잠정 집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제 4위에 오르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정몽구 회장은 올 초 현대차그룹 시무식 신년사를 통해 “지난 한 해는 660만대를 판매, 글로벌 5대 자동차 위상을 확고히 했다. 그룹 위상을 공고히 한 매우 의미 있는 한 해였다”고 했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4위 가능성보다는 6위 포드와의 격차를 벌리며 ‘톱5’ 구도를 공고히 한 데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각국의 소매 판매를 집계해야 보다 정확한 순위를 매길 수 있다. 이는 각 사가 개별 발표하지 않는다. 올 중반께 글로벌인사이트 같은 전문 사이트가 집계하는 통계치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르노-닛산을 이기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닛산은 소폭이나마 동일본 대지진 영향을 받았다. 르노 역시 유로존 경기 불안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연말 들어 생산·판매가 얼마나 정상화 했는지가 지난해 순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내년 목표를 700만대로 잡았다. 지난해보다 6.2% 늘어난 숫자다. 회사는 2009년 464만대에서 2010년 574만대로, 지난해는 다시 659만대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각각 23.7%, 14.8% 성장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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