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서울의 한 정보기술(IT) 업체를 다니고 있는 나은정(28)씨는 명품 마니아다.
월급을 아끼고 모아 하나씩 하나씩 명품을 구입하는 게 취미다.
최근에는 새로 구입한 최신 사양의 스마트폰을 두고서 LG전자의 ‘프라다폰 3.0’으로 갈아탔다
그녀에게 스마트폰 사양은 그리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어떤 ‘브랜드’가 박혀 있느냐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나씨처럼 명품에 꽂힌 이들을 중심으로 프라다폰 3.0의 인기가 뜨겁다.
나씨 같은 이들에게 스마트폰이 하나의 새로운 명품 소품으로 인식되며 명품 심리를 자극, 명확한 타깃 구축이 인기에 힘을 더하고 있다.
대리점을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프라다폰3.0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7일까지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예약판매를 시작한 프라다3.0은 일주일만에 예약판매 2000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 판매실적에서는 LTE폰이 아님에도 단연 눈에 띄는 결과다.
프라다폰3.0은 LG전자와 프라다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세번째 프라다폰이자 첫번째 프라다 스마트폰이다.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이미지 사진, 배치, 마케팅전략까지 철저한 브랜드 관리가 이뤄진다는 특징을 갖는다.
하지만 프라다폰이 인기를 끌어도 LG전자로서는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다.
프라다와의 규약상 제한된 부분이 많아 마케팅에 함부로 나설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라다와의 계약 관계로 인해 제품 판매 수치 공개도 어렵다”며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TV광고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 2007년 프라다와 처음 손잡을 때에도 프라다의 명품 전략을 최대한 이행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번 프라다폰3.0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LG전자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것이다.
LG전자는 앞서 두차례 프라다폰을 내놓았을 때는 달리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프라다폰3.0을 출시했다.
기존 LTE폰들과는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했고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는 물론 2008년 전 출시했던 프라다폰보다는 훨씬 싸졌다.
과거 LG전자가 프라다폰을 내놓았을 때와 확실히 다르다.
이는 LG전자가 명품 전략도 전략이지만 어느 정도의 성과가 나오길 바라고 있기 때문.
프라다폰을 통해 정체된 LG전자 스마트폰의 성장을 일으킨다는 의도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지난 연말부터 LTE 단말기를 발빠르게 출시하면서 향후 기대치는 높였다는 평가다.
3G 시장에서는 프라다폰3.0이 제몫을 해준다면 내내 부진했던 휴대폰 사업이 시너지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단말기 인기에도 불구하고 프라다의 '족쇄'가 발을 걸지 않을까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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