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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 증시…'713% 오른 종목에, 주가가 2배 이상 뛴 종목도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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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0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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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주자·회사관계자 친분 강조…투자자 현혹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713% 오른 종목에, 주가가 2배 이상 뛴 종목도 21개가 넘었다."

국내증시의 현 주소다.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겹치는 올해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주식시장에서 선거관련 정치 테마주가 전례없이 기승을 부린 것이다. 무려 713% 이상 오른 종목도 있고, 주가가 2배 뛴 것은 테마주 내에서 명함도 못내미는 상황이다. 이들 테마주의 시가총액도 54% 이상 늘었다. 하지만 이들 종목들 가운데 실적 부진과 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주가가 치솟은 종목도 무더기다.

유례없는 기승에 금융당국도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을 등치려는 불공정거래 행위자들을 적극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주식시장에서 선거관련 테마주는 78개에 달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연관된 종목은 34개로 가장 많았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14개,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10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6개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78개 종목의 시가총액(5일 기준)은 11조6715억원을 웃돌았다. 정치테마주가 본격적으로 과열되기 시작한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54.22%나 불어났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코스닥시장의 총 시가총액은 1281조원에서 1174조원으로 8.4% 감소했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안철수연구소로 713.65% 올랐다. 이외에도 주가가 2배 이상 뛴 종목도 21개나 됐다. 반면 오히려 하락한 선거 테마주도 있다. '박근혜 테마주'로 꼽히는 모헨즈는 59.08% 추락했고,손학규 상임고문과 문재인 이사장의 테마주인 서호전기, 국동 등도 30% 이상 떨어졌다.

선거 테마주 가운데 적자를 내고 있는 종목도 다수다. '안철수 테마주'인 클루넷은 지난 4일 기준 주당순이익(EPS)이 -1820원인데도 지난 6개월 동안 주가가 150% 이상 폭등했다. 초록뱀, 현대통신, 신우 등도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급등하는 이변을 낳았다.

전문가들은 부동자금의 쏠림현상을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양대 선거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그들의 의견이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올해 대선과 총선이 8개월 시간차를 두고 치러진다"며 "미국에는 대선이 있고 중국에서는 시진핑 체제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선거에 관심이 대단히 높을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고 진단했다.

이규선 대우증권 스몰캡팀장은 "대형주가 답보상태"라며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좋은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투자자들은 가볍게 사고팔 수 있는 자산을 찾기에 선거 테마주에 관심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유럽 재정위기를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둔화되면서 '현금을 확보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일단 주식을 팔고, 새 투자처를 모색하는 개인투자자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들 자금이 선거 테마주에 몰리고 있다는 것.

이들은 기회를 틈타 불공정거래 행위인 시세조종(주가조작)을 시도하는 세력이 활개를 칠 수 있고 우려했다. 실제 최근 일부 인터넷 주식카페 등에서는 유력 대선주자와 회사 관계자의 친분을 강조하는 사진과 글을 게시해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이미 드러난 테마주 이외에 전혀 관련없는 종목을 끼워넣어 `○○○ 테마‘라 속이는 일도 있다.

이병준 연구원은 "금융당국에서 매우 강하게 압박하지 않는 이상 선거 테마주 과열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즉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특별점검에 이은 추가 대책을 이번주 중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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