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건설사 해외진출 "어렵다,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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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1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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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건설 수주 비율, 갈수록 줄어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2007년부터 해외시장에 뛰어든 A건설사. 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단독으로 해외사업을 따낸 실적이 없다. 현지 인맥이나 노하우 등이 부족해 국내 대기업들이 발주하는 물량을 하청받는 일 외에는 이렇다할 '일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인 B건설업체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2002년부터 해외시장에 공을 들였다. 오랜기간 정보수집 등을 통해 2008년 사업을 수주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보증이란 장벽에 걸리고 말았다. 현지 발주처에서 우리나라 은행의 보증을 인정하지 않아 국제적 기업과 함께 중복보증을 받아야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가 침체에 빠진 내수시장을 피해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도 예외가 아니어서 매년 100여개의 중소건설사가 해외사업에 추가로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중소건설사는 대형 및 중견건설사들과 달리 경험 및 자금부족 등으로 현지 시장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상승하던 해외사업 수주 실적이 또다시 줄고 상황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의 해외건설사업 수주 실적(계약기준)은 2007년 67억 달러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6.8%에 달했다.

하지만 2008년부터는 15.1%(72억 달러), 2009년 11.2%(55억 달러), 2010년 6.6%(47억 달러)로 매년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는 대규모 원전 발주물량 등이 없어 전년보다는 비율이 8.1%(48억 달러)로 약간 증가했지만 2009년에 비해 훨씬 적은 실적이다.

특히 중소건설사 직접 수주(원청)사업의 경우 그 비율이 좀처럼 늘지 않아 문제다. 2009년 16% 수준이던 중소기업 해외건설사업 하청수주 비율은 2010년과 2011년 19%로 다시 늘었다.

이는 대기업이나 튼튼한 중견기업에 비해 중소기업들이 갖고 있는 정보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탓이기도 하지만 해외에서 우리 기업들을 바라보는 선입관이 더 큰 문제다.

중소건설사 해외사업 담당 임원은 "2008년과 2009년 우리나라 정부가 국내 중견·중소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신용등급을 부여, 건설업계가 구조조정 위기에 휩말리면서 해외에서 이들의 진출로가 더 좁아졌다"며 "이후 해외 발주처들이 한국의 중소건설사들을 꺼리는 경향이 생겼다"고 전했다.

중소업체의 경우 중복 보증을 받아야 하는 것도 문제다. 건설 발주물량이 많은 중동은 현지 은행이나 세계 20대 은행의 보증서만 받는데, 이 은행들은 한국 중소기업에 대해 국내 은행의 보증을 요구한다. 결국 중소기업은 복보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 절차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해외수주 실적을 토대로 추정한 중소기업의 해외건설 보증 수요는 2009년 1조8235억원, 2010년 1조5583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나 해외건설 복보증이 가능한 건설공제조합의 중소기업 복보증 실적은 저조한 편이다. 한 중소건설업체 관계자는 "보증을 받더라도 대기업과 비교해 중소기업은 보증 비용이 훨씬 비싸 큰 부담이 된다"며 "해외사업을 수주해도 흑자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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