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하면서 금융권 2인자들의 낙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은 윤교중 부회장이 지난 2009년 2월 파생상품 키코(KIKO) 판매로 생긴 대규모 손실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 이어 김종열 사장이 외환은행 인수 성사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사의를 표시하면서 2번째 2인자의 낙마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앞서 사퇴한 윤 부회장은 1970년대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때부터 김승유 회장과 함께한 2인자였다. 김종열 사장도 1978년부터 김 회장과 함께하며 외환은행 인수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 인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김 사장의 돌연 사퇴는 김승유 회장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내부의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신한금융 또한 2인자에게 주어진 시련이 하나금융과 유사한 양상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2010년 12월 신상훈 사장이 사퇴한 이후 사장을 임명하지 않고 있을만큼 2인자에 대한 위치가 척박하다.
이는 신한지주의 2인자였던 신 사장이 라응찬 회장, 이백순 행장과의 내홍에 밀려나면서 그룹 결집차원의 안배로 해석되고 있다. 때문에 한동우 회장은 “당분간 사장을 선임하지 않겠다”고 밝혀 신한지주 사장직 공석을 공식화했다.
신한금융은 특히 2005년 라 회장과 불협화음을 겪던 최영휘 사장이 경질된 바 있어 하나금융과 유사한 상황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1대 윤병철 회장, 2대 황영기 회장 재임 시절만 해도 부회장직을 유지했다. 하지만 현 은행연합회장인 3대 박병원 회장 때부터 부회장 임명을 하지 않았다.
이팔성 회장 또한 5명의 전무만을 둔 채 1인 집권 체제가 강화된 상황이다. 실제로 회장과 전무의 직급 격차는 부회장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KB금융은 1대 황영기 회장 때부터 사장을 두고 있지만, 사내 출신을 기용하는 타 금융지주와 달리 외부인사 출신들이다. 실제로 황 전 회장은 금융감독원 출신의 김중회 전 사장, 어윤대 회장은 기획재정부 출신의 임영록 사장을 임명했다. 때문에 내부 권력 갈등에서는 실질적으로 배제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산은지주도 강만수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하며 보좌하는 윤만호 부사장과 김영기 수석부행장만 두고 있다. 때문에 온전한 지주사의 힘이 강 회장에게 집중되는 양상이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금융지주의 2인자 낙마 현상은 지분이 거의 없거나 소수에 그친 CEO(최고경영자)들의 지배력 확보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금융지주의 CEO(최고경영자)들은 대기업과 달리 정부나 금융당국 등 '외풍'과 내부 도전을 받을 개연성이 높다. 때문에 불안한 지배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2인자에 대한 견제가 생겨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각종 인수합병을 통해 세를 불려왔던 지난 10년간 4대 금융의 행보 속에서 내부적 불만을 억누루고 이타적 집단의 합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1인에 집중된 강한 '카리스마'가 필수적이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금융지주의 2인자 부재는 조언과 생산적 견제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쉬운 부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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