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설 용품 가격 오름세…정부 물가정책 지켜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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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1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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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이란사태의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상승하고, 설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정부가 내놓은 물가대책이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19일 오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2월물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89달러(0.88%) 상승한 101.48달러로 거래됐다.

이같은 유가 오름세는 이란 핵개발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악화 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미국이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일촉즉발의 대치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예상치 못한 사태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국내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치솟는다면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에 심각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가가 1%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1% 상승하고 국내총생산(GDP)은 0.04%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특히 물가 뿐만 아니라 유가에 민감한 기업의 경우 심각한 ‘오일쇼크’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날 한국물가협회와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70여개의 생필품을 조사한 생활물가 지수 중 휘발유ㆍ경유ㆍ도시가스ㆍ등유 등 석유류는 100을 기준으로 올해 들어 1월4일 115.7, 1월11일 116.7을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10.0%(12월28일)에서 8.2%(1월4일)로 상당폭 떨어졌으나 1월11일에는 글로벌 유가불안으로 8.9%로 반전됐다.

때문에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 간 휘발유(2.0%), 경유(2.1%), 등유(2.4%) 등 주요소에서 판매되는 연료도 모두 2% 이상 상승했다.

아울러 설을 앞두고 고구마와 마늘, 오징어 등 일부 농수산물이 일주일새 30% 넘게 급등한 점도 상반기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생활물가 품목에서 서울을 기준으로 가격변동이 있었던 24개 중 18개의 가격이 크게 올랐고 내린 품목은 6개에 그쳤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고구마로 지난 11일 기준으로 1kg당 5729원을 기록해 전주 4170원보다 37.2%나 상승했다.

이밖에 오징어, 깐마늘, 애호박 등이 일주일 사이에 25~32% 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그밖에 취청오이 150g과 무 1.5∼2.0kg짜리가 개당 1000원으로 11.1%씩 상승했고, 토마토와 조개(7.2%), 파와 사과(7.1%), 귤(6.1%), 풋고추(4.1%), 콩나물(2.6%)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덩달아 금과 은도 각각 3.0%, 3.5% 씩 올랐다.

전문가들은 연초 이같은 물가 변동은 정부의 물가정책을 크게 희석시킬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 선거가 실시되면 대량의 정치자금이 풀려 시중에 통화 유동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상반기 물가가 불안할 경우 하반기 물가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1987년 이후 선거가 있었던 해의 시중 통화량 증가율은 선거가 없던 해보다 2%포인트가량 높았다는 점은 이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투자은행들은 우리 정부가 지급준비율이나 총액한도대출 등으로 일단 물가를 잡아나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씨티그룹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본적으로 정책금리라는 중장기 통화정책 수단을 쓰겠지만, 지준율이나 총액한도대출 등의 수단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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