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중대형 집값이 많이 떨어져 가격 경쟁력을 갖춘 데다 신규 공급 아파트도 중소형보다 오히려 분양가가 더 싼 물량이 많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급매나 저렴한 주택 위주로 거래되다보니 집값은 아직까지 상승 반전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토해양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된 전국 아파트 가운데 중대형(전용 86~135㎡)은 16만1605가구로 전년(14만 6918가구)에 비해 10% 늘었다. 아파트 거래량이 전체적으로 감소한 2010년에도 중소형은 감소(-8.77%)했지만, 중대형은 이 보다 적은 비율인 5.95% 줄었다.
2009년의 경우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은 15만 6206가구로 전년도 11만 6565가구에 비해 34.01% 늘었다. 같은 기간 중소형은 4.78% 증가에 그쳤다.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던 2007년에도 중대형은 11.48% 줄어든 반면 중소형은 27.45%로 두 배 이상 감소했다.
이는 중대형 실수요가 꾸준하다는 방증이다. 자녀들이 성장함에 따라 비슷한 가격대라면 큰 집으로 이사하려는 갈아타기 수요가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주택 구매력이 강한 40~50대의 경우 자녀들이 커가고 소득도 늘면서 집을 넓히려는 욕구가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재고주택뿐 아니라 신규주택 시장에서 중대형이 인기를 끄는 사례도 적지 않다. 대체로 미분양은 중대형 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대형 분양가가 중소형보다 낮게 책정되기도 하고, 금융 지원 등 혜택도 풍부한 편이다.
지난해 3.3㎡당 평균 1400만원대 분양가로 공급된 삼성물산의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는 중소형보다 중대형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를 100만원 가량 낮게 책정, 중대형까지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중대형 아파트가 외면받자 할인분양, 중도금 무이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단지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대형 아파트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집값도 상승세를 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최근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중소형에 비래 크게 줄고 있는 만큼 3~4년 후 중대형 주택 가치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대형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중대형 공급이 최근 2~3년 사이 많이 줄면서 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있지만 아직까지 수요가 확연히 되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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