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 겁난다"…건설 M&A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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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0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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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경기 침체로 ‘승자의 저주’ 원흉이 된 건설매물, ‘어디로...’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건설 매물은 피해가자”

M&A시장에 나온 건설매물들이 찬밥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건설회사를 인수했다가 경영위기를 겪게 된 기업이 한 두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다.

특히 웅진그룹이 핵심계열사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M&A시장에서는 ‘건설매물 인수 = 승자의 저주’라는 공식까지 세워지고 있다.

이처럼 건설매물이 ‘승자의 저주’ 원흉이 되고 있는 것은 부동산시장 침체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회복은 앞으로도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줄줄이 대기중인 건설매물 M&A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승자의 저주’ 부른 건설M&A

건설 회사들은 1998년 국제금융위기(IMF)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줄줄이 매물로 나왔다. 이들 인수에 적극 뛰어든 것은 외형넓히기에 관심이 많던 중견기업들이었다.

하지만 과한 욕심으로 실제 기업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하거나, 무리하게 자금을 끌여들여 입찰에 나선 기업들은 부도위기에 내몰렸다. 이것이 바로 승자의 저주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우건설을 인수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다. 이 회사는 2006년 말 6조4000억원을 들여 대우건설을 사들였다. 이 중 3조 5299억원은 풋백옵션을 내걸어 외부 재무투자자들을 통해 모은 금액이다. 풋백옵션이란 당시 대우건설 주가기준(31500원)을 보장하는 것으로, 3년 후 주가가 떨어지면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차액만큼을 보전해주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3년 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대우건설 주가는 하락했고, 금호그룹은 재무구조 악화로 결국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고 말았다. 당연히 대우건설도 산업은행에 다시 내줄 수 밖에 없었다.

2010년 11월 펼쳐진 현대건설 인수전도 ‘승자의 저주’ 우려를 불러왔다. 당시 현대건설 지분 34.9%를 인수하는 데 현대그룹과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각각 5조5100억 원과 5조1000억원을 입찰가로 써냈다. 시장에서는 현대건설 매각 적정가격을 4조 원 전후로 추정했다. 하지만 두 회사가 인수 경쟁을 벌이면서 지나친 비용 부담을 지게 됐다는 비판론까지 제기됐다.

이번 웅진그룹의 웅진코웨이 인수도 마찬가지다. 2007년 론스타로부터 6600억원에 극동건설을 인수한 웅진그룹은 당시 인수자금 대부분을 외부에서 빌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을 욕심내다가 실패하고 동아건설과 삼안을 인수한 프라임그룹도 결국 재무위기를 겪게 됐다. 삼안과 프라임그룹은 워크아웃에 돌입했고, 동아건설은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보건설을 인수했던 신창건설도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지난해 9월 티케이케미칼에 인수됐다.

남광토건과 TEC(옛 명지건설)건설을 인수한 대한전선도 재무상태가 악화된 상태다. 진흥기업을 인수한 효성그룹과 건영을 인수한 LIG건설은 ‘꼬리짜르기’를 시도했다가 비난의 화살을 맞기도 했다.

◆“승자의 저주는 부동산경기 탓”

유독 건설업계가 승자의 저주를 주범이 된 것은 부동산경기가 계속 침체되고 있어서다.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고, SOC 등 공공공사 발주물량도 줄면서 건설사 먹거리 찾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건설사를 인수해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극동건설은 웅진그룹에 인수된 후 계속 저조한 실적을 냈다. 이 회사는 총부채가 지난 2009년말 5423억원에서 2010년말 6227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누계는 7134억원으로 증가, 매년 부채가 1000억원 이상 늘었다.

채무 부담도 이만저만 아니다. 현재 극동건설의 채무보증 잔액은 총 1조3936억원으로 이중 PF관련금액이 7422억원이고, 중도금지급보증금액은 6514억원이다. 부채와 채무보증 등이 증가하면서 당기순이익도 크게 감소했다. 2010년에는 100억원 이상, 지난해는 3분기까지 57억여원의 손실을 입었다.

금호그룹 시절 대우건설의 실적도 저조했다. 인수와 동시에 금융위기가 겹쳤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2008년 358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고, 2009년에는 2397억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2010년에도 3620억원 적자를 냈다. 금호에서 독립한 뒤인 지난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이 236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진흥기업도 2008년 효성에 인수당시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성장하는가 싶더니 2009년에는 410억원의 손실을 냈고, 2010년에는 무려 9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LIG건영, 남광토건, 한보건설 등도 한 때 건설신화를 이어갈 만큼 승승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인수 이후에도 좀처럼 회생을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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