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사뭇 달라졌다.
대권을 염두에 둔듯 정쟁을 포함한 정치적 발언을 최대한 삼가며 점잔을 떨던 이전과는 달리 최근 들어서는 특정 현안의 공격수 역할을 자임하거나, 강한 정치의지를 내비치는 등 '선거 정치인'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60여일밖에 남지 않은 4·11 총선이 올해 말 대선의 전초전 양상을 띠고 있어, 잠룡들로선 이번 총선이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본격적인 정치적 의욕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우선 잠룡들 중에선 박근혜 위원장의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박 위원장은 지난주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민주통합당에 날세운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9일엔 민주통합당의 '정권교체 후 한·미 FTA 폐기' 주장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가 하면, 13일엔 "선거에서 이기면 FTA를 폐기하겠다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말했다.
18대 국회 들어 '모르쇠'와 '침묵'으로 일관하던 박 위원장이 이처럼 대야(對野) 공세를 높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박 위원장이 난파 위기에 놓인 새누리당의 새 조타수로서 역할과 대권주자로서 당의 쇄신 모멘텀을 대선까지 끌고가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안풍(安風)'의 영향으로 '대세론'에 타격을 입은 박 위원장으로선 현재의 비대위 체제를 잘 마무리짓고 4·11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절박한 입장이다.
현실정치 문제에 대해 '욕심 없음'으로 일관하던 문재인 상임고문도 달라진 모습이다.
문 상임고문은 전날 안철수 원장과의 협력 필요성에 대해 "대선 과정에서 서로 힘을 합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하며, 꼭 그렇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본인의 대선 출마를 전제한 듯한 발언으로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대권에는 욕심이 없다"던 그였다.
문 상임고문은 대선 출마를 위해선 4·11 총선에서 부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안과 한·미 FTA 등 현안과 관련해 대여공세를 높이며 정치적 색깔을 뚜렷이 찾아가고 있다.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에 새누리당 홍준표 전 대표가 후보군으로 거론된 것에 대해서도 "선거판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 바람직하고, 제가 바라는 효과를 더 많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안철수 원장의 정치행보는 아직 윤곽이 드러나고 있진 않지만 본인의 국가·사회관을 내비치는 한편,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하는 등 차분히 인지도를 쌓아나가고 있다.
안 원장은 최근 그의 팬클럽을 자임한 '나철수'의 등장으로 정치적 행보에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하지만 그가 정치를 '사회에 기여하는 길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정치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어 언제든 선거판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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