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그리스의 정치지도자들이 구제금융 조건에 대한 합의가 불충분해 오늘밤 예정된 미팅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대신 컨퍼러스콜로 대체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은 전날 가졌던 ‘유로 워킹 그룹’의 미팅을 통해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 승인을 두고 극명하게 갈라졌다고 밝혔다.
일부는 이러한 결과가 유로존 정부에도 깊은 분열을 준다고 강조한다. 유럽중앙은행과 프랑스 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올리 렌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만약 그리스가 디폴트된다면 대단히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유로존 내 최고의 신용등급(AAA)을 유지한 국가들은 그리스 정치권이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합의를 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U의 한 고위관계자는 “그리스만이 아닌 다른 국가들도 점점 디폴트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독일, 핀란드, 네덜란드 등 모두 인내심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리스 의회는 지난 12일 올해 33억 유로(국내총생산 대비 1.5%) 규모의 긴축안을 승인했으나 이중 3억2500만 유로는 세부 조치들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가결됐다.
앞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지난 8일 회의에서 부족분 3억2500만 유로를 메워 합의안을 의회 비준하고 주요 정당 대표들이 긴축안 이행을 확약하는 서면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었다. 이에 그리스 정부는 부족분을 절감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크게 하락한 그리스 경제를 강조하며 강력한 긴축재정이 경제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점을 제기했다.
지난해 4분기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7%나 떨어졌으며 2007년말보다 16% 이상 하락했다. 그리스의 침체는 5년째 들어서고 있다. 높은 세금은 소비자 지출에 타격을 주고 있지만 그리스 의회는 트로이카(EU·ECB·IMF)의 조건으로 올해 민간부문 최소 임금을 22% 삭감하고 1만5000명의 감원하기로 약속했다. 올해 예산안에 담긴 전망치는 -6.0%다.
이같은 GDP의 급격한 하락은 긴축재정을 반대하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정부가 재정삭감이 경제기반이 취약한 국가에서는 더욱 회복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전한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제이콥 펑크 커크가르드는 “장 클로드 트리셰 전 ECB 총재와 EU위원회가 제시한 재정통합 정책의 무의미한 원칙에 대한 논의는 없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날 밤 전화회의를 통해 간단하게 논의한 후 21일에 다시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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