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방식·뉴타운 매몰비용 두고 '티격 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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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1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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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토부·서울시, 주택정책 협의회서 또 엇박자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국토해양부와 서울시가 주택공급 정책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일단 표면상 드러나는 최대 쟁점은 두 기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택공급 방식의 차이다.

중앙부처인 국토부는 가용용지가 거의 없는 서울에서는 정비사업이 주택공급의 가장 큰 대안으로 보고 있다. 즉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신규주택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서울시 생각은 다르다. 아파트 위주의 정비사업보다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으로 주택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서민주거 안정화 대책'을 통해 "최근 5년간 뉴타운 사업으로 철거된 주택은 총 17만1270가구, 신규 물량은 17만5464가구로 2.4% 증가에 그쳤다"고 밝혔다. 재개발의 경우는 같은 기간 기존 가구수 대비 주택공급 효과가 96.1%로 오히려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토부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국토부는 전날 "지난 4년간 서울시내 주택 공급 물량 가운데 절반 가량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서 나왔으므로 서울시의 정비사업을 위축시키는 주택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우 국토부 주택토지정책실장은 서울시 주장에 “정비사업으로 늘어난 주택은 신축이고, 기존 주택은 노후도가 심한 만큼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얼버무렸다.

주택수급 불균형 논란에 대해서도 양쪽 생각이 다르다. 서울시는 뉴타운 출구전략을 추진하더라도 현재 사업시행인가을 받은 시내 사업장이 164개 구역, 14만9263가구이어서 2018년까지 7년간 연평균 2만13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최근 5년간 준공된 107개 구역의 연평균 공급물량 2만2000가구와 비슷한 수준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국토부는 “서울시가 정비사업에 대한 심의절차를 까다롭게 할 경우 사업 속도가 느려져 이같은 공급계획은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두 기관이 대립각을 세우는 본질적인 이유는 주택정책에 대한 철학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부동산 활성화를 통해 시장이 제기능을 할 수 있어야 주택 공급도 원활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개발 이익보다는 원주민을 보호하는 정책에 더 관심이 많다. 당연히 부동산 활성화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두 기관의 철학이 이처럼 다른 상황에서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 당선 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잇따라 제동을 걸자 국토부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권도엽 장관이 몇 차례에 걸쳐 "서울시가 전세난을 부추긴다" "서울시 정책은 주택공급 문제를 야기하다"는 식의 발언을 할 정도다.

하지만 서울시는 개의치 않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소형주택 확대 계획을 내놨다. 또 직접 실사를 벌여 뉴타운 해제지역을 선별하겠다는 강공 드라이브도 걸었다. 권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하며 “국토부 등 중앙부처가 뉴타운사업을 벌여놓기만 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두 기관은 이견을 좁히기 위해 15일 주택정책협의회를 열었지만, 핵심 사항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국토부는 이날 “재건축 소형주택을 확대하겠다고 하면 (주민들의 반발 및 사업성 부족으로) 사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서울시에 강조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구체적인 대답을 하지 못했다.

뉴타운 해제시 매몰비용(사업에 이미 사용한 비용) 부담에 대한 부분도 합의되지 못했다. 서울시는 이날 국토부에 "추진위 구성 단계에서 구역 해제시 매몰비용의 50%를 국고에서 부담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어렵다"는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두 기관의 대립이 계속될 경우 수요자들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두 기관의 철학은 달라도 주택공급 확대로 시장을 안정시키자는 목표는 같은 만큼 큰 틀에서 한목소리를 내야 수요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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