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라선특구, 中에 경제권 편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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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1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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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까지 30억弗 투자<br/>철도·비행장·발전소 내줘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중국이 북한 라선특구 지역의 철도·비행장·발전소·부두 건설권과 사용권을 모두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라선특구가 중국 경제권에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북한 라선특구에 대한 중국의 대대적 투자에 따른 우려 때문이다. 물론 경제적 예속화이긴 하지만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에 경제적 예속화는 정치적 예속화 그 이상의 의미가 될 수 있다.

◆中, 30억 달러 규모 北투자

자본과 기술이 전무한 북한의 사정상 중국의 일방적 개발과 그에 따른 이익 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북·중 양국이 최근 합의한 30억 달러 규모의 개발계획에 따르면 중국은 라선특구의 접근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비행장과 철도 건설에 나선다.

중국은 먼저 라진항에 4호 부두를 7만t 규모로 건설하고, 여객기와 화물기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장을 만든다. 열악한 전력사정을 살펴 화력발전소도 건설된다. 발전소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철도는 한반도 최북단과 마주하는 중국 투먼(圖們)에서 라선특구까지 55㎞ 구간을 연결하며 2020년까지 3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50년간 사용권 中 손에

문제는 계약내용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해당 시설을 건설하고 그와 더불어 사용권을 갖는다.

실제 투입금 30억 달러에 이자비용 수십억 달러가 합쳐진 금액을 해당 시설 운영을 통해 뽑고 나서 이익금을 북한과 나누기로 한 것.

이에 따라 라선특구는 중국 자본과 기술로 주요 사회기반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시설에 대한 가동과 사용권이 상당 기간 중국 손에 쥐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지난해 6월 이후 북·중 간에 라선특구 관련 협의가 가속화한 것으로 안다"며 '북한이 중국의 입장을 많이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결국 중국이 라진항에 부두 3곳을 신규로 짓고 이를 50년간 사용하는 권리를 따낸 것으로 보인다.

◆中 '창춘-지린-투먼 계획' 실현 본격화

중국은 지난 2008년에 라진항 제1호 부두 사용권을 따내고서 그동안 보수와 확장공사를 벌여 연간 100만t 규모의 하역능력을 갖췄다. 또 라진항 부두 3곳을 더 장악하게 됨으로써 동해 출항권을 보장받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동북3성의 진흥책 차원에서 라진항과 청진항을 연계한 '창춘(長春)-지린(吉林)-투먼 계획'을 추진해왔다. 이제 본격적인 계획 실현단계에 들어가는 것.

특히 중국은 라진항 1호 부두 보수·확장을 계기로 동북3성에서 생산되는 석탄을 화물선 편으로 중국 남부지역에 대량 운송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라진항에 부두가 추가 건설되면 중국의 물동량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로써 라선특구는 급속하게 중국 경제권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부두 사용권 누가 가졌나

현재 라선특구에는 부두가 3개 있다.

1호 부두는 중국이 사용권을 갖고 있다.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소재 촹리(創立)그룹이 2008년에 취득했다. 촹리그룹이 이미 부두 정박지 보수와 확장을 통해 연간 100만t의 하역능력을 갖췄다.

2호 부두는 북한 당국이 국제화물을 다루는 곳이다.

3호 부두의 사용권은 러시아가 갖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의 자루비노항이 겨울에 3∼4개월 얼어붙는 탓에 수출입에 문제가 생기자 중국보다 먼저 라진항 3호 부두의 49년 사용권을 확보했다.

현재 라진항의 부두 3곳은 400만t의 화물 처리능력과 10만t의 화물 저장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애초 라진항 4·5·6호 부두를 각각 30만t 규모로 지어 각각 화물과 컨테이너 하역, 그리고 여객 하선 등의 용도로 사용하려 했으나 중국의 주장에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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