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선 이듬해 경기 둔화"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대통령선거 이듬해 우리나라 경기가 둔화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미국계 투자은행(IB) 뱅크오프아메리카(BOA) 메릴린치가 지난 1992년 이후 20년간 대선이 실시된 해와 이듬해 국내총생산(GDP) 등 15개 경제지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선이 경제에 미치는 일관된 특성은 없었다.

기준 대선년도는 1992년, 2002년, 2007년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은 분석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선이 실시된 모든 시기에 경제성장률이 오르지는 않았으며 물가상승률은 종종 둔화되기도 했다.

코스피(KOSPI)와 통화 공급은 좀 더 활발한 경향을 보였으나 부채 증가율, 주택가격 상승률의 오름세를 뚜렷하지 않았다.

BOA 메릴린치 측은 “종합적으로 볼 때 지난 20년간 대선이 경기순환에 강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4월 총선, 12월 대선이 있는 올해 역시 한국 경제에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대선 다음해에는 경제지표들이 대체적으로 전년 보다 악화되는 특징이 확인됐다.

BOA 메릴린치 측은 “경제지표를 보면 선거가 있는 해에는 위기가 지연되고 경제가 떠받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며 “2002년 대선이 끝난 직후 카드대란이 발생한 것이 이런 추정을 가장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BOA메릴린치는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6%에서 3.0%로 낮췄다.

또 경기 회복세가 더디다는 점을 들어 내년 경제성장률 역시 3.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