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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루 더 그린> ‘골프 여제=청야니’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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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2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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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타력·멘탈리티 등 압도적 우위…한국선수 40명이 못따라잡을 듯

청야니. [미국 골프채널 캡처]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누가 그를 견제할 것인가?’

아니카 소렌스탐-로레아 오초아에 이어 ‘골프 여제’ 자리에 오른 청야니(23·대만)를 따라잡을 선수는 당분간 없어보인다. 세계여자골프무대에서 ‘강호’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선수들조차 청야니 앞에서는 오그라들고 만다.

19일 끝난 미국LPGA투어 ‘혼다 LPGA타일랜드’에서도 청야니는 신지애(24·미래에셋) 미야자토 아이(27·일본)에게 쫓겼으나 마지막 두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우승컵을 안았다. 72번째 홀에서는 미야자토가 공동선두가 될 수 있는 위치에 볼을 떨어뜨리자 청야니는 이글이 될뻔한 기막힌 어프로치샷으로 쐐기를 박았다.

청야니는 미LPGA투어에서 하드웨어와 멘탈리티를 갖춘 몇 안되는 선수다. 167.6㎝의 키와 남자선수를 연상케하는 다부진 체격에서 나오는 드라이버샷은 지난해 평균 269.2야드(약 246m)나 나갔다. 이 부문 랭킹 1위다. ‘장타자’로 통하는 미셸 위(266.9야드)를 능가하는 것은 물론 최나연(254.6야드)보다는 15야드, 신지애(247.7야드)보다는 21야드가 더 나간다. 그만큼 어프로치샷이 유리하고 버디 기회를 많이 만든다는 얘기다.

골프선수에게 긴요한 창의력과 배짱도 흠잡을 데 없다. 지난해 10월 스카이72GC 오션코스에서 열린 ‘LPGA하나은행챔피언십’ 최종라운드. 최나연과 우승다툼을 벌이던 그는 오른쪽으로 굽어진 13번홀(파5)에서 뜻밖의 전략을 구사했다. 그 홀은 페어웨이를 따라갔다가는 2온이 힘든 홀. 청야니는 인접 14번홀(파4) 페어웨이를 향해 티샷을 날렸다. 그 곳에서라면 지름길을 이용해 2온이 가능했기 때문. 최나연을 비롯한 한국선수들은 상상하지 못한 기발한 공략이었다. 그 홀에서 버디를 잡고 우승발판을 마련했음은 물론이다.

투어 13승 가운데 5승이 메이저타이틀인 것만 봐도 그가 큰 대회에서 강한 멘탈리티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소렌스탐이 살던 집을 구입한 것을 계기로 소렌스탐한테서 때때로 조언을 받고, 소렌스탐이 트로피를 모아두었던 방을 보고 ‘나도 소렌스탐의 뒤를 잇겠다’며 각오를 다진 것도 그가 20대 초반에 ‘여제’에 오르게 된 원동력이다.

그의 두둑한 배짱은 LPGA타일랜드 최종홀에서 세번째 샷을 홀옆 10㎝에 붙인 것에서도 잘 볼 수 있다. 1타차 박빙의 순간인데다 미야자토가 버디기회를 만들어 위축될 법했다. 그러나 청야니는 핀을 향해 공격적인 샷을 구사했고, 연장 일보전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는 우승 후 “우리 팀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매니저 나 야슈, 코치 게리 길크라이스트, 조언자 어니 황, 캐디 제이슨 해밀턴 등이 그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다. 청야니는 “팀에서는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긴장한 나를 릴랙스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줬다.”며 “코치는 나에게 ‘완벽한 선수는 없다. 너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다. 실수를 걱정하지 말고 자신있게 임하라’는 조언을 해주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2월14일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청야니에게 넘겨준 신지애는 “청야니는 한 번 기회를 잡으면 몰아치기를 하는데 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집중력도 뛰어나다는 얘기다. 지난해 7승을 거둔데 이어 올해도 두번째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청야니. 그의 ‘독주’에 제동을 걸 선수는 눈에 띄지 않는다.

골프 후발국 중국도 청야니의 이런 재능을 간파했음인지 몇 년 전 그를 귀화시키려고 시도했다. 2016년 브라질올림픽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전세기를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이었다고 한다. 청야니는 그러나 “대만의 골프 역사를 쓰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이 제의를 거절했다.

미LPGA투어에서 뛰는 대만(계) 선수는 청야니, 캔디 쿵 등 3∼4명. 그 반면 한국(계) 선수는 40명이 넘는다. ‘40여명이 청야니 한 명을 못 잡는 사태’는 올해도 지속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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