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박물관에 전시된 ‘곤설(袞雪)’에서는 조조의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필치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조조는 중국 문학사에 있어서도 ‘건안문학(建安文學)이 흥성할 수 있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
조조는 우선 한말 전란으로 피폐해진 백성들의 참혹한 삶, 전란으로 지친 병사들의 모습을 문학 작품 속에 담았다. ‘고한행(苦寒行)’ ‘각동서문행(却東西門行)’ 등이 대표적이다. 후대인들이 조조의 악부를 ‘한말의 역사기록이자 진실한 서사시'라고 부르는 이유다.
조조는 또한 천하통일의 야심을 작품 속에서 드러내기도 했다. 조조는 대표적인 작품 ‘단가행(短歌行)’에서 ‘對酒當歌,人生幾何(술잔을 마주 잡고 노래부르니, 인생이 그 얼마나 길던가)’로 운을 떼며 세월의 덧없음을 한탄하면서도 후반부로 가서는 사내대장부로서 공을 세우려는 웅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조조는 문무를 겸비한 인재였지만 그 역시 생로병사 앞에서는 한낱 보잘것없는 인간임을 알고 있었다. 조조의 이러한 마음은 단가행의 한 구절인 ‘譬如朝露, 去日苦多(아침 이슬처럼 덧 없는 것을, 지난날의 고통은 또 얼마였던가)’에서도 잘 드러난다. ‘추호행(秋胡行)’에서도 보여지듯이 천하를 호령하던 위대한 영웅 조조에게도 삶이란 고단하고 덧없는 것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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