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등의 불’ 항공ㆍ해운업계
고유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항공ㆍ해운업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1월 기준으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137억원의 비용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유가 동향 상시 점검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항공업계는 지난 1월 이미 전체 영업비용 중 기름값 구입비중이 40%까지 치솟았다.
유가가 갑자기 치솟을 경우를 대비 비상대책 단축항로 개발 전담반, 가연료 탑재 억제, 연료절감 우선 비행계획 수립 등을 준비해 놓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효율이 높은 신형 항공기 도입 등을 검토중이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해운업계도 급유 지역을 바꾸고, 경제속도를 준수하는 등 연료 소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STX팬오션의 경우 유가리스크관리위원회를 통해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마련해 놨다.
◆‘수요위축’ 자동차ㆍ전자업계도 긴장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전자ㆍ자동차 업계도 시장 위축 및 운송비 확대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는 쏘나타ㆍK5 하이브리드 등 하이브리드 모델을 속속 내놓고 있다. 상대적으로 연비가 높은 디젤차도 재조명 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강화된 공인연비 측정 기준이 적용되는 만큼, 자동차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단순히 원가절감 차원이 아닐 생존의 문제라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차세대 친환경차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올해부터 레이EV, SM3 Z.E. 등 양산형 순수 전기차가 공공기관에 시범 도입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업계 역시 물류비 상승 및 일부 원재료비 상승 등에 대비, 시나리오별로 예상 가격을 설정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이들은 그룹 차원에서 태양광ㆍ풍력 등 차세대 에너지원 발굴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정유ㆍ조선업계는 수요 증가 대비
반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정유업계와 현대중공업 등 조선ㆍ중공업업계는 고유가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경우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상승이 곧 정제이윤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고유가가 이어진 지난해 전년대비 30~50% 가량 늘어난 약 68조원의 매출과 3조180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실적을 갈아치웠다.
다만 역시 원유를 도입, 정제해 국내외 시장에 판매하는 업종 특성상 가격에 따른 수급을 조절하기 위해 국제유가 변동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건 마찬가지다.
조선ㆍ중공업계도 고유가로 인한 액화천연가스(LNG) 수요 증가로 LNG선 및 해양플랜트 공사 수요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등 국내 주요 업체도 이에 초점을 맞춘 수주 및 기술 개발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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