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민 관장 "국립현대미술관 英 테이트모던 벤치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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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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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임 한달 간담회...국제적 수준 미술관 발돋움 추진 전략 발표

21일 덕수궁미술관에서 취임간담회를 연 국립현대미술관 정형민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기자) "미술관 법인화는 점차적으로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관의 재정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후원 시스템도 마련해야 합니다.국립현대미술관은 미국 미술관보다는 영국 미술관,런던의 테이트 모던을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5대1의 공모경쟁률을 뚫고 취임 한달을 맞은 정형민(60) 국립현대미술관장은 21일 "미술관 법인화는 국가정책차원에서 진행하는 사업이고 국회일정과 맞물려 있어 법인화 여부가 정확하지 않지만 미술관이 경제적 자립도를 높여가기 위한 여러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관장은 “테이트 모던의 경우 처음 정부 지원을 받다 재정자립도를 높여간 만큼 어떻게 재정자립도를 높일 수 있었는지 마케팅, 운영방법, 전략 등 전반적인 면에서 모델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이트 모던은 2000년 개관 당시 미술관 예산에서 정부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이르렀지만, 올해는 40%까지 낮춰 경제적 자율성 확보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날 덕수궁미술관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연 정 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국제적 수준의 미술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다양한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정형민 관장/사진=박현주기자

제 18대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취임한 정 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규모면에서 팽창하고 있는 시점에 미술관장으로 임명되어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2013년 서울관(ULL) 개관을 앞두고 있고 청주 수장고도 건립 될 예정이어서 과천본관, 덕수궁미술관등 4개관으로 늘어난다.

정 관장은 "국제적 수준의 미술관으로 위상강화를 위해서는 수준높은 작품이 소장돼야 한다"며 "우리 현대미술을 대표할만한 소장품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면서 소장품을 재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소장품 확보를 위한 예산이 31억원 책정됐는데 한 작품이 31억이 넘을 수도 있죠. 적다면 적은 금액이지만 국민의 세금이 담긴 만큼 최대한 활용할 예정입니다."

정 관장은 "현 수준의 예산으로는 국립 미술관의 위상에 걸맞은 소장품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작가들과 미술품 소장가들의 작품 기증을 적극적으로 권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자리에 배석한 윤남순 국립현대미술관 기획단장이 "서울관이 개관하는 2014년까지 1년에 100억, 3년동안 300억이 필요하다. 정부에 계속 지원 신청을 할 것"이라고 보충설명을 했다.

최근 화랑협회가 추진하는 기증 작품 60% 세금감세 방안관 관련 정 관장은 "현재 문화부와 조율중"이라며 "작품 기증자들에게 실질적인 세제 혜택이 돌아가고 기부 문화가 정착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관장은 “미술관은 전시가 주된 기능이지만 교육과 연구 기능도 아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미술 전문가들도 즐길 수 있고 초등학생도 전시를 통해 미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관객의 폭이 넓은 전시를 하는 것이 목표”라며 교수출신다운 면모를 보였다.

정형민 관장/ 사진=박현주기자

 이날 정 관장은 미술관 운영방향에 쏟아지는 질문에 술술 답했다. 지난 20일 문화부장관에게 업무보고 후 이뤄진 자리여서인지 막힘없이 대답하고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직원들에 따르면 정 관장은 업무파악을 위해 늦은 밤 직원들에게 전화해내용을 물어 볼 정도로 열정을 보였고, 자신의 별명이 '스텐'(stainless)이라고 했다고 한다. 스텐인레스처럼 녹슬지 않고 강한, 지구력이 강점이라는 것.

 정권말 임명돼 2년 임기를 다 채울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정 관장은 "임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이미 한달이 지났고 이제 23개월 남았다" 며 여유를 보였다.

정 관장은 취임 당시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과 함께 국내 3대 국공립박물관·미술관을 이끄는 ‘여인천하’의 주역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성이 관장이 됐기 때문에 미술에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기회를 적절히 활용해 미술 문화에 더 많은 분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여성에 거는 기대가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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