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산후우울증을 앓던 20대 여성이 생후 8개월된 딸을 굶기고 때려 결국 숨지게 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6일 어린 딸을 굶기고 때려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 등)로 김모(2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0월 19일 오후 7시 50분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생후 8개월 된 딸을 38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이지 않은 채 이불에 말아 발로 수차례 걷어차고 방치해 같은 달 19일 오전 10시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부부는 당시 딸의 시신을 서울 역삼동 자택 인근 병원의 응급실에 데려가서 "잠에서 일어나보니 딸 아이가 죽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 부부가 아이가 사망한 사실을 알고도 5시간이나 지나서 신고한 점이나 부모로서 응급조치 등이 일반적이지 않은 점 등을 수상하게 생각하고 수사에 착수해 끝내 김 씨의 범행을 밝혀냈다.
산후우울증을 앓아 약을 복용하던 김 씨는 평소 부부싸움 후 분풀이로 딸을 수차례 굶겨 병원 치료를 받게 한 적도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가 산후우울증 치료를 받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라 불구속 입건했다"며 "당시 김 씨의 남편은 부부싸움을 한 후 밖에서 잠자고 바로 출근하는 등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던 점을 고려해 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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