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을 비롯해 BAT코리아 등은 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방법으로 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양유업은 지난 연말 분유 제품 가격을 7~8% 올렸다. 인상 당시 남양유업 측은 "제품 리뉴얼이나 가격을 인상할 때마다 반드시 공지 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이번달 15일부터 3개월간 유아용분유 제품에 대해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달 중순부터 주요 유통업체를 시작으로 낱 캔·3입·6입 등 전제품에 대해 최대 20%까지 가격을 인하해 판매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국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마련했다"고 밝혔다.
물가 당국의 집중 견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가격인상'을 단행했던 BAT코리아는 7일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실제 BAT코리아는 기획재정부에 현재 갑당 2700원인 '보그' 가격을 오는 12일부터 2500원으로 내리겠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BAT코리아는 지난해 던힐, 보그 등 인기 담배를 중심으로 가격을 갑당 200원씩 인상했었다. 하지만 판매량이 급락하는 등 심각한 매출 부진 사태에 봉착했다. 결국 BAT코리아는 가격 환원이라는 카드를 뽑아들었다.
이 같은 자발적 가격 인하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겉으로는 일시적인 가격 인하 행사로 보이지만 물가 당국의 보이지 않는 견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아직 가격을 내리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업체들이다. 풀무원을 비롯해 롯데칠성음료 등은 연말연시를 틈타 대대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가격을 인상했다 최근 자발적으로 가격을 내린 업체들에 대한 시각이 곱지 않다.
풀무원은 지난 연말 원재료 비용 상승 등 원가 부담 요인으로 10개 품목에 대해 7% 정도 가격 인상을 한다고 밝혔지만 8시간 만에 번복한 전력이 있다. 입장 번복 이후 한 달이 지나서야 6가지 면류 제품에 대해 8% 수준에서 가격을 올릴 수 있었다.
롯데칠성 역시 지난해 11월 원가부담이 심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힘들기 때문에 힘들 펩시콜라, 칠성사이다, 게토레이 등 주력 제품 가격을 5∼9%가량 인상했다. 하지만 10일 만에 일부 제품은 인상 품목에서 제외시켰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식음료업체들이 사면초가에 처했다"며 "수익을 생각하면 가격을 다시 내릴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업계 분위기를 모른 척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당국의 압박도 지속되고 있다.
윤상직 지식경제부 차관은 지난달 9일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최병렬 이마트 사장,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 등 주요 대형 마트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생필품 등의 물가안정에 협조해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특히 윤 차관은 오픈프라이스에서 제외된 과자, 라면 등에 대한 합리적 가격 책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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