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아파트값 1년새 5000만원 하락… “내 연봉 날아갔네”

재건축·고가아파트 위주 하락세 주도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최근 1년간 강남구 아파트 값이 하락액이 도시근로자 평균 연봉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셋값은 꾸준히 올라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9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강남구 평균 아파트값은 11억5507만원에서 11억385만원으로 5122만원 떨어졌다.

이는 도시근로자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인 427만원(지난해 4분기 통계청 발표 기준)을 연봉으로 환산한 5124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59㎡의 경우 지난해 3월 14억4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했으나 1년새 11억8000만원으로 2억6000만원 떨어졌다. 월별로 환산 시 2167만원에 달한다.

서울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평균 5억8540만원에서 5억6853만원으로 1687만원(월 141만원) 떨어졌다.

구별로는 가장 큰 낙폭을 보인 강남구(월 427만원)에 이어 송파구가 353만원, 강동구 281만원, 양천구 257만원, 영등포구 218만원, 서초구 117만원 등 순이었으며, 25개구 모두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한편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지난해 3월 2억4431만원에서 2억6386만원으로 1955만원(월 163만원) 올라 매매시장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구별로도 25개구 모두 상승했으며 서초구가 매달 267만원 상승해 가장 높은 오름폭을 나타냈다. 이어 강남구(222만원), 광진구(200만원), 송파구(193만원), 강동구(190만원), 중랑구(184만원) 등 순이었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지난해 3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활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재건축과 고가아파트가 많은 강남권이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매매시장 부진에 따른 전세수요 증가와 공급부족으로 서민들의 전세비용 부담은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