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가격도 천정부지..서민·LPG업계 '주름살'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휘발유에 이어 '서민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 가격마저 무섭게 치솟으면서 서민 가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LPG는 영업용 택시기사나 장애인 운전자, 난방, 취사용 연료로 주로 쓰이면서 물가 부담으로 서민생활에 주름살이 패이고 있다.

13일 한국석유공사의 가격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LPG 판매소의 이달 첫째주 일반 프로판 값(난방용)은 전주보다 ㎏당 89.79원 오른 2166.67원이었다. 이는 사상 최고치인 지난해 6월 가격(2102.17원/㎏)보다 64.5원 많은 수치다.

LPG 충전소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부탄 값도 이달 첫째주 ㎏당 1143.32원으로 역시 최고가격(지난해 6월 첫째주, 1121.82원/㎏)을 뛰어넘었다.

LPG 판매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수입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3월 프로판과 부탄가스 수입가격은 각각 t당 1230달러와 1180달러로 지난달 사상 최고가격(프로판 1010달러, 부탄 1040달러)을 갈아치웠다. 또 겨울철 난방 등으로 LPG 수요가 증가하고 최근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인한 국제사회 긴장감이 고조되는 것도 한 이유다.

전국택시연합회 관계자는 "LPG 가격이 100원가량 올라가면 택시기사들은 10만원 정도의 추가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LPG 수입업체인 E1과 SK가스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가 국제 LPG 가격을 통보하면 통상 매월 말에 수입가격과 환율, 각종 세금, 유통 비용 등을 반영해 한달치 공급가격을 새로 정한다. LPG 판매소 등에서는 공급가격을 근거로 한달 단위로 가격을 조정하기 때문에 별다른 변수가 없으면 판매소의 첫째주 가격이 한달 내내 적용된다.

하지만 LPG업계의 시름도 이만저만 아니다. 국제 가격의 인상분만큼 국내 가격을 올리지 못하게 되면 그 차이에서 발생하는 손실의 대부분을 LPG업체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서민경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수입가가 올랐다고 무턱대고 가격을 인상할 수도 없다.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수요도 LPG업계의 고민이다. 가정 난방용이 상당수 도시가스로 전환하고 있고 LPG 승용차 판매대수도 최근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면서 매출의 위협을 받고 있다.

디젤(경유) 택시 논란도 LPG업계의 생존을 좌지우지 할 만큼 위협적이다. 정유업계는 LPG 연료를 쓰는 택시시장에 경유를 도입하기 적극 나서고 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대구 지역에서 디젤 택시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E1 관계자는 "3월 국내 가격 인상 요인은 킬로그램당 160원 이상 발생했지만 서민들의 부담 경감과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호응하는 차원에서 일부만 반영했다" 며 "정부가 어떤식으로든 고통분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