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한국 반도체 산업의 '투톱' 전동수 삼성전자 사장(사진 왼쪽)과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사진 오른쪽)이 엘피다 사태를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어 업계의 이목을 이끌고 있다.
일본 유일의 메모리반도체 회사 엘피다는 최근 재정난으로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권오철 사장은 1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엘피다가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경쟁력 약화가 있을 것"이며 "한국 업체들이 시장 영향력과 사업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엘피다 사태로 인해 공급량 감소와 신규 고객 유치로 국내 기업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권 사장은 이날 "고객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하이닉스에 공급량을 늘려 달라는 업체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눈치다.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전동수 사장은 6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출판기념회에서 도시바의 엘피다 인수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내 반도체업계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만약 일본 도시바나 미국 마이크론 같은 회사들이 엘피다를 인수하게 되면 국내업체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게의 그의 설명이다.
낸드플래시를 주로 생산하는 도시바가 엘피다를 인수하면 낸드와 D램을 모두 만들 수 있게 된다. 마이크론의 경우 엘피다를 인수하면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이 하이닉스보다 높아진다.
전 사장은 "산업적 논리로 보면 도시바는 엘피다의 모바일 D램이 탐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삼성처럼 모바일 D램부터 낸드플래시까지 양산할 수 있는) 강한 경쟁자가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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