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전력은 글로벌 해외사업에 사활을 걸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반면, 한국지역난방공사는 해외보다는 내수에서 블루오션 찾기에 골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과 지역난방공사의 이 같은 상반된 포석은 최고경영자(CEO)의 태생적인 리더십과 수익성이냐, 외형확대냐 라는 경영전략의 차이로 빚어졌다는 분석이다.
공교롭게도 김중겸(한전) 정승일(난방공사) 사장 모두 현대건설에서 잔뼈가 굵은 현대맨 출신이다. 김 사장은 현대건설 사장까지 역임하며 성공신화를 새로 썼고 정 사장은 발전사업부문장으로 현대건설의 해외플랜트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아직 양측 간 성패는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서로 사업구조의 포트폴리오가 달라 단순비교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MB의 레임덕 논란을 부추기고 있는 자원외교의 첨병역으로 나선 한전과 마이웨이식 소신 경영을 거듭하고 있는 지역난방공사의 향후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전, 글로벌 시장 '정조준'…효과는 글쎄
한국전력의 올해 경영 화두는 글로벌이다.
한전은 최근 해외사업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10개 지사·15개 법인체제로 해외조직을 개편했다.
기존 주재원만 파견했던 해외사무소를 지사로 전환하고 거점지역 법인 위에 지사를 추가로 설치해 해외 영업력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또 향후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전 주요 대륙에 걸쳐 한전의 깃발을 꽂겠다는 각오다.
앞서 2월 한전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조직개편을 통해 부사장 직속의 해외사업전략실도 새로 꾸렸다.
권한을 높이되 그만큼 책임도 더 지워야 한다는 의도다. 해외사업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려 부채를 줄이겠다는 김중겸 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배경이다.
일본 소프트뱅트와 추진하는 몽골 풍력 사업이 가시화될 경우 올 초 요르단 디젤발전소 수주에 이어 해외 무대에서의 두번째 성과물이 된다.
하지만 정작 1만9000여명의 한전 직원들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해외 진출은 수장이 바뀔 때마다 나오는 진부한 공격 옵션 가운데 하나라는 얘기다. 김 사장의 이러한 실험정신이 최종 인사권자의 조급증과 무관해야 한다는 자조섞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전의 한 직원은 “전임 김쌍수 사장이 ‘마른수건 쥐어짜기’식 내부 혁신으로 조직을 흔들었다면 김 사장은 선굵은 해외 사업으로 또 다시 조직의 환골탈태를 지휘하고 있다”며 “(한전이)코트라도 아니고 무조건 나간다고 영업이 되지 않는다. 해외 진출은 장기적인 기획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수시장서 해법 찾는다
정승일 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지난 2008년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손댄 것이 해외 사업장이다. 정 사장은 먼저 베트남 하노이와 중동 아부다비의 사무소를 전격 철수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한 가운데 별 성과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해외 사무소가 눈엣가시였던 셈이다.
2009년에는 중국 허베이성 진황도시에 중국측과 50대 50의 지분으로 설립한 열병합발전소 합작법인을 과감하게 매각했다.
정 사장은 주변의 만류에도 귀를 닫고 사실상 난방공사의 모든 해외 사업을 접고 내수 챙기기에 만전을 기울였다.
해외 투자보다는 국내 사업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게 경영에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강조하고 합리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정 사장의 경영스타일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국내 수요에 전력투구 하다보니 신규 사업도 꽃을 피웠다.
지역난방공사는 올해 폐기물, 우드칩 등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열원 개발을 통해 지속가능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최대 복합발전소 건설공사인 동탄2사업 발전소 건설도 차질없이 수행할 방침이다.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연구해 성공한 제습냉방 기술도 오는 5월이면 일부 아파트에 도입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 시스템이 시장에 연착륙할 경우 기존 냉방 시장을 좌지우지 해온 삼성·LG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지난 2010년 영업이익률 9.95%를 달성해 기관장 실적 평가에서 1위에 올라 연임에도 성공했다.
원가절감은 성과로 이어져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5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1조980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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