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주범, 미국-유럽 은행 실적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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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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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주범인 미국과 유럽 은행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계 은행들은 대출 증가와 구조조정 노력으로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유럽계 은행들은 여전히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20일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계 은행들은 2006년 이후 최대인 1195억 달러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의 855억 달러보다 무려 40% 급증한 수치다.

대출이 늘어난데다 신용카드와 주택담보대출 부문의 대손 상각 규모가 줄어든 게 주효했다. 지난해 미국계 은행들의 신규 대출액은 7467억 달러로 전년(7378억 달러) 대비 89억 달러 증가했다.

고용이 개선되고 소비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등 미국의 경기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대형 상업은행들의 순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당초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트레이딩과 투자은행(IB) 부문의 실적 부진으로 미국계 대형 은행들도 수익성 악화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비용절감과 부실 자산 매각을 통한 자본확충 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400명을 구조조정하고 연봉을 21% 삭감해 12억 달러의 비용을 줄였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보유하고 있던 중국 건설은행 지분을 29억 달러에 매각해 자본을 확충했다.

반면 유로존 재정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유럽계 은행들은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대부분의 유럽계 대형 은행들이 신용등급 강등의 치욕을 맛본 데 이어 올 들어서도 신용등급 추가 하락 우려에 좌불안석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달 말까지 검토를 끝낸 후 유럽계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도이체방크, 크레디아그리꼴, 소시에테제너럴(SG), HSBC,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등 유수의 은행들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도 악화일로다.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와 스페인계 은행 중 가장 큰 산탄데르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3%와 35% 감소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15개 유럽계 은행 지점의 지난해 순이익도 전년 대비 33% 급감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궁지에 몰린 유럽계 은행들이 자산 매각에 나서자 여력이 생긴 미국계 은행들이 이를 인수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캐피탈 원 파이낸셜은 네덜란드계 금융그룹인 ING의 미국 내 자회사인 ING다이렉트를 90억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HSBC의 미국 신용카드 사업부 인수도 추진 중이다.

미국 내 최대 소매금융 은행인 웰스파고는 BNP파리바의 북미에너지 사업부문을 95억 달러에 사들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계 은행들도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측은 “미국계 은행들의 영업환경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소형 은행을 중심으로 부실화 가능성이 여전하다”며 “지난해 부실 가능 대상으로 지목된 은행은 813개로 지난 2008년보다 4배 가량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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