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주택난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지적을 받아 왔다. 하지만 지난 2~3년간 수익형 부동산이 큰 인기를 끌면서 대학가 인근의 저렴한 하숙방 등이 자취를 감추고 모두 새 원룸이나 오피스텔로 지어졌다. 신축 주택은 보증금과 임대료가 비싸 대학생들은 부모님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집에서 살기 힘든 형편이다.
서울 주요 대학가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면적 약 10㎡짜리 원룸 전세를 마련하려면 평균 약 7000만원이 필요하다. 보증부 월세도 보증금 500만원에 월 50만원 가량이다.
기숙사에 들어가고 싶어도 여의치 않다. 대학 정보 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말 기준 서울 내 37개 대학교 총 재학생 수는 약 40만명에 달하는 반면, 기숙사 수용 인원은 11.4%인 4만4885명(2만466실)에 그쳤다. 값비싼 원룸과 기숙사를 구하지 못한 대학생들은 반지하·쪽방이나 고시원 등을 전전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대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LH와 비슷한 취지의 ‘희망하우징’을 순차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희망하우징은 서울시가 낡은 다가구주택을 수리하거나 재건축해 공급하는 임대주택으로 지난해 선보였던 ‘유스하우징’의 명칭을 바꾼 것이다.
올해 총 413실(상반기 268실, 하반기 145실)을 공급할 예정이다. 계약기간은 2년이며 한 번 재계약이 가능하다. 월세는 2인 1실 기준으로 13만2390원(기초생활수급자), 15만8870원(비수급자) 선이다.
이밖에도 서울시는 뉴타운 부지 또는 재개발 지역 내 임대주택 활용 등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총 1만5000여실의 대학생용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부족한 기숙사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교 인근의 뉴타운 등 정비사업구역을 확보해 기숙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대학교가 기숙사를 짓고 싶어도 지을 수 있는 부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기숙사 건설 부지를 제공하는 대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시범사업 성격으로 흑석뉴타운 부지를 확보한 중앙대 기숙사가 올 초 준공 예정”이라고 말했다.
LH와 함께 전세임대를 공급 중인 국토해양부는 기숙사 건설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교를 위해 관련법을 개정하며 기숙사 건설을 독려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달 초 주택법 개정에 따른 시행령을 마련해 지난 17일 시행한 바 있다. 시행령에는 기숙사를 고시원이나 노인복지주택, 오피스텔 같은 준주택의 종류에 포함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숙사가 준주택으로 분류되면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지원이 가능해져 기숙사 건설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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