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한국 수산업, 작으나 강한 산업으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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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2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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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봉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연구본부장
 
다가오는 4월 1일은 '어업인의 날'이다. 1969년 4월 1일 '어민의 날'이 제정됐다가 4년 만인 1973년 '권농의 날'로 통합된 이후 무려 38년 만에 어업인만을 위한 독자적인 국가기념일이 부활했다.

'어업인의 날' 부활은 장기간에 걸친 고유가의 지속과 한·미 FTA 발효, 한·중 FTA 협상 추진 등으로 잔뜩 위축돼 있는 어업인들에게 자긍심을 고취시킴으로써 개방의 물결에 맞설 수 있는 자신감과 함께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글로벌 마인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커다란 의미가 있다.

수산업은 농업과 더불어 국민 식량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2010년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1년간 소비하는 수산물은 약 50㎏으로 지난 10년간 5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에 육류 소비량은 5.7% 증가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국민들의 동물성단백질 공급이 육류에서 수산물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다. 그러나 수산물의 공급은 크게 늘어나지 않는 데 비해서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부족분을 수입수산물로 메우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수산물 공급은 정체된 반면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어 글로벌 수산식량 위기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공급 측면에서 볼 때 국제적인 주요 어종의 자원관리 강화, 연안국을 중심으로 한 자원자국화 강세, 지구 온난화로 인한 사막해역 확대 등으로 수산물의 지속가능한 생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지속적인 인구 증가와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라 수산물 소비가 크게 증가하여 수급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전 세계의 수산물 초과수요가 2010년 940만t에서 2015년에는 1090만t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주요 수산물 수입국을 중심으로 식량안보와 불확실한 세계 수산물시장 변동에 대한 대비라는 측면에서 수산물의 안정적 확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 역시 부족한 수산식량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해나갈 것인가에 골몰하고 있다.
 
한·미 FTA 발효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FTA는 협정 체결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산업간 경쟁을 촉진하여 경제의 선진화와 효율성을 제고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협정 체결에 의해 이익을 보는 산업과 손해를 보는 산업이 뚜렷이 구별된다.

어차피 극복해야 할 시장개방이라면 충격을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함과 동시에 열린 세계를 향한 공세적 수출시장도 우리는 찾아나서야 한다. 이를 위한 몇 가지 국가적인 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시장개방에 따른 이익이 사회 전반에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어업인의 피해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그러나 협상 타결 이후에는 시장경제논리가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수산업부문에 대한 지원은 상당한 제약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협상 결과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어업비용 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과 생산물의 부가가치 제고를 통한 품질경쟁력 강화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해나가야 한다.

둘째, 이제 우리 소비자들도 더 이상 가격만 보고 수산물을 구매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수산물 선택기준이 가격(price)에서 가치(value)로 전환돼 안전성, 친환경성, 맛을 우선하여 구매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어장에서 식탁까지 일관되게 수산물의 품질을 관리하고 안전한 수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시스템도 구축해나가야 한다.
 
셋째, 우리 수산물을 대표할 수 있는 파워브랜드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 브랜드만 보아도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 수산물 브랜드가 탄생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미 일부 수산물 브랜드들은 엄격한 품질관리를 바탕으로 높은 소비자 인지도를 얻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소비자단체들을 직접 참여시켜 우수 브랜드 인증을 확대해나가야 한다.

넷째, 현실의 한계를 과감히 뛰어넘는 불루오션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 수산업은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미개척분야가 많은 블루오션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에서 세계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는 수산양식산업이라 전망하고 수산양식 등 해양산업을 21세기 미래 10대 산업에 포함시키고 있다. 또한 미래 주력산업으로 스마트폰과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부상을 예측한 미국의 윌리엄 하랄 교수도 2018년에는 수산양식이 세계의 주력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섯째, 이에 따라 정부의 정책도 변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수산정책이 어업 혹은 어업인을 대상으로 생산성의 향상 혹은 소득의 증대에 중점이 두어졌다면, 앞으로는 수산식품의 안전성과 국민 영양공급, 환경보전과 어촌지역의 진흥 등 소비자를 포함한 일반국민과 국민경제적 시각에서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즉 수산정책의 대상을 어업에서 어업·식품·어촌으로, 정책의 중점을 생산 중심에서 소비자 안전·품질향상으로, 투·융자 방향을 생산기반 등 SOC에서 소득·복지·지역개발로, 그리고 어촌의 성격을 어업생산 공간에서 생산·정주·휴양 공간으로 설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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