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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끊이지 않는 올빼미 공시, '삼진아웃제' 부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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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0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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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투자자들이 장 마감 후 공시를 덜 들여다본다는 점을 이용해 기업들이 악재를 최대한 늦게 공시하는 것은 사실상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상장폐지 수준의 내용을 장 마감 이후에 공시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지난달 감사보고서 제출 시즌에도 올빼미 공시가 여전했다.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에서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은 곳은 총 15곳인데, 이 가운데 장이 열리는 동안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마찬가지로 ‘부적정’ 의견을 받은 2곳 역시 모두 장이 끝난 뒤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중요한 내용을 '올빼미 공시'로 제출했다. 올빼미 공시란 말 그대로 경영상 주요 변동내용을 투자자들에게 정정당당하게 알리지 않고 올빼미처럼 밤중에 슬쩍 내보내거나 보통사람들의 이목이 분산되는 시간대를 활용해 살짝 공시하는 '꼼수 경영'의 일종이다. 결국 정보가 부족한 투자자들만 두 눈을 뜬 채 코를 베이는 격이다.

하지만 현행 공시 제도는 이를 막기에 역부족이다. 불공정공시에 따른 제재 수위가 너무 약한 데다 규제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가령 거래소의 수시공시 이행실태 점검을 위한 사후심사에서 허위공시 사실이 적발된다 해도 투자자들은 이미 막대한 피해를 본 후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폐지된‘삼진아웃제’를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불성실공시를 2년 안에 세 번 할 경우 상장폐지시키는 제도로, 지난해 거래소 국정감사에서도 삼진아웃제 부활론이 제기된 바 있다. 기업 스스로 존재 가치를 존중하지 않으면 보호받을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불성실공시에 대해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강철왕 앤드루 카네기는‘오직 자신으로부터의 비난만을 두려워하라’는 교훈을 평생 간직했다고 한다. 누구나 자신에게 나쁜 소식은 감추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지만, 양심이 마비된다면 그때는 외부로부터의 비난만이 두려워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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