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황인성 기자)야하다. 정말 야한 영화가 한번 개봉한다. 박희순, 박시연 주연의 영화 ‘간기남’은 제목부터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의 준말이다. 제목부터 참 도발적이다.
박시연의 노출연기가 너무 부각됐지만,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깊게 스며있다. 명품 조연 군단으로 주상욱, 김정태, 이한위는 자신의 캐릭터를 적절하게 구현해내 영화의 맛을 살린다.
노출에 가려 빛이 바랬지만, 박시연의 연기는 한층 발전됐다. 모든 사건의 핵심을 쥐고 흔드는 그의 모습은 그동안 작품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모습을 보여준다.
능글능글한 캐릭터를 선보인 박희순의 연기는 당연히 칭찬받아야 한다. 매 작품마다 탁월한 연기변신을 시도한 그는 간통현장을 덮쳐 돈을 챙기는 부패한 경찰 강선우를 사실적으로 재현해냈다.
하지만, 영화는 조금 아쉽다. 초반부터 노출을 앞세우기는 했지만, 영화의 구조는 밀실살인사건으로 누명을 쓴 한 남자의 분투기다. 사건을 해결하는 치밀한 구조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근데 영화는 시나리오가 배우들의 연기보다 많이 아쉽다. 장례식장의 정사장면에 대해 김형준 감독은 “극중 죽은 남편에게 김수진(박시연)이 복수하는 심정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완전범죄를 꿈꾸는 김수진이 경찰이 있는 장례식장에서 강선우를 유혹하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박시연은 “노출장면이 원래 대본상에 없었다”고 밝혔다. 여배우의 고충과 용기가 엿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영화 ‘간기남’은 박시연의 노출을 앞세워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에 걸맞은 내용의 개연성을 갖추지 못한 것 같다.
영화 ‘간기남’은 한국적 스릴러물의 새로운 전형을 개척하려다가 ‘원초적 본능’의 코믹판으로 전락한 듯싶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