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이혼하려면 간통, 배우자 유기를 포함해 5가지 이유가 있어야 한다. 파경 부부 대부분은 이를 채우려고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을 내세워 이혼 절차를 밟는다.
한 부인은 남편이 영화 ‘스타 트렉’에 등장하는 외계인이 사용하는 클링온 족의 언어를 구사하도록 강요받고 복장도 그렇게 하라고 했다며 이혼 소송을 냈다. 한 남편은 자기가 가장 싫어하는 참치 요리를 부인이 작위로 반복해서 내놓았다며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또다른 한 남자는 “부인이 별 이유없이 다른 남자와 희희덕거리면서 자신은 그것을 그만 둘 수 없다고 대놓고 이야기했다”며 이혼 절차를 밟았다. 한 남편은 부인이 TV 안테나를 악의적으로 망가트리고 평소 즐겨 먹는 얇게 저민 냉육과 치즈로 만든 요리(cold cuts)를 일부러 버린다며 이혼을 청구했다.
이혼 소송에서는 이런 구차한 이유를 만들어내야 하는 탓에 결국 ‘남편이 늦게 귀가했다’, ‘남편이 부엌일을 도와주지 않았다’ 등과 하찮은 것도 이혼 사유로 등장했다.
한 법조인은 당사자간 합의 만으로 이혼이 성립되면 엄청난 낭비 비용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96년 영국은 이유없이도 이혼을 가능케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었으나 그러면 이혼이 너무 쉬워진다는 우려에 따라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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