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안전공사는 최근 충북 음성으로의 본사 지방 이전 계획이 급물쌀을 타면서 A씨는 가족들과 생이별을 해야한다는 현실을 피부로 절감하고 있다.
비교적 안정된 직장이라는 공기업 꼬리표를 떼고 당장 회사를 옮겨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감도 만만치가 않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가스안전공사는 지난 2010년 경기 시흥시에 1만3000여평의 부지를 매각하고 신 청사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지방 이전을 눈앞에 두고 유능하고 젊은 인재들이 대거 빠져나갈까봐 심란한 표정이다.
15일 정부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전KPS, 한국전력기술, 에너지관리공단 등 지식경제부 산하 공기관들의 지방 이전이 난항을 겪고 있다.
본사 부지가 팔리지 않아 재원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청사 이전 공사가 한창이지만 직원들의 반감이 여전히 커서 우려를 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몸집이 큰 한국전력 서울 삼성동 본사와 한국가스공사 분당 사옥, 한국석유공사 안양 본사 등은 부지 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마땅한 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제값을 받고 팔기가 어려운 데다 거액을 내고 선뜻 부지를 사들이겠다고 나서는 수요자를 찾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일부 공기관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지만 캠코나 토지주택공사가 자체 경영수지 악화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이들은 또 표면적으로는 "부지매각이 지지부진하다"라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정권 말기에 들어서면서 "일단 뭉개고 보자"라는 회피 심리도 짙게 배어있다.
내부 직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최근 에너지관리공단 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전면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에너지관리공단 노조는 "국가균형 발전은 MB정부 들어 정책 혼란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며 "현 정부 들어 목표를 상실했고 공공기관 지방이전이라는 수단만 남은 상황에서 이전에 따른 지원 대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노조는 노사합의 없이 지방이전을 강행할 경우 정부와 지자체에 대한 어떤 협조도 응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여기에 가스공사와 한전기술, 한국수력원자력 노조도 가세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게다가 정부가 공공기관 선진화 등 다른 현안에 집중하면서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후순위로 밀라고 있는 분위기다. 부지 매각이 안되는 것을 억지춘향식으로 밀어붙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지금의 속도라면 짧게는 1~2년, 길게는 수년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공기업이 안정적인 고용구조와 탄탄한 복리후생으로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시절은 옛말"이라며 "주거 교육 복지 등 공기업 직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추가되지 않으면 (지방 이전으로)계속해서 인력은 빠져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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