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ING생명지부 조합원들은 최근 출근시간인 오전 9시 이전 서울 순화동 ING생명 본사 앞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매각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모기업인 네덜란드 ING그룹이 철저한 비공개 원칙 아래 ING생명 아시아태평양법인 매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18일 아태법인 예비입찰을 앞둔 ING생명은 노조의 반발 속에 험난한 인수합병(M&A) 항로를 예고하고 있다.
매각의 구체적인 좌표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 잡음에 휘말려 매각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진로를 예의주시하던 노조가 단체행동에 나선 데에는 불안한 교용보장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사측은 통상 비밀 유지가 수반되는 기업 매각의 특성을 들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기업이 매각작업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노조가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며 “매각과정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설명했다.
ING생명 보다 앞서 매물로 나온 동양생명 역시 외부 보다 내부적인 문제로 매각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동양생명의 대주주인 보고펀드는 이르면 지난달 초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대한생명과 가격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데 이어 자산 실소유주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실상 협상결렬 수순을 밟고 있다.
동양생명은 과거 취득한 자산의 실소유주가 불분명해 자산을 재매각해야 할 형편이지만 좀처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보고펀드로부터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며 “동양생명과 ING생명 투트랙(Two-track) M&A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답답한 노릇”이라고 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두 생명보험사의 내홍이 M&A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매각자와 인수자 간의 입씨름이 아닌 내부 반발이나 결함이 M&A 흥행을 저해하는 것은 손해”라며 “ING생명과 동양생명은 M&A에 가속을 붙이기에 앞서 집안 단속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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