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이달내 은행 100여곳 신용강등”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5-09 16:5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5월 중으로 은행 100여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밝혔다. 이에 9일(현지시간) 블름버그 통신은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 SG,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치방크 AG, 뉴욕에 본부를 둔 모건스탠리 등이 도마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지난 2월 이들 은행이 안고 있는 장·단기 부채 규모가 신용등급 강등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조치가 현실화되면 은행들은 조달비용을 높이고 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유럽의 경제 성장의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 은행들은 비상이 걸렸다. 씨티그룹의 키너 라카니 애널리스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되면 시장은 현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게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채권 투자업체인 핌코의 필리프 보데르 유럽 신용연구소장은 “등급 강등이 더 이상 시장에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이번 조치는 재정 투명성과 방화벽 구축에 노력 중인 은행들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의 후 반 스티니스 애널리스트는 “시장성 수신(wholesale funding)이 오르면 은행들은 예대율(총예금에 대한 총대출 비율)을 늘리기 마련”이라며 “이는 디레버리징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디레버리징은 기업 등 경제주체가 차입을 줄이고 대출을 상환하는 현상이다. 디레버리징이 심화하면 경제의 수요기반이 무너져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다.

이번 신용듭급 강등조치는 유럽 경제 침체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블룸버그 경제 연구원 19명 가운데 16명은 지난 1분기 유럽 경제는 침체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유럽 정부가 공공 부문에서 지출을 줄인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유로화 사용17개국) 은행에 1조 유로(1조3000억 달러) 규모의 사상 유래없는 막대한 금액을 3년 만기로 시장에 풀었으나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 역내 비금융 분야 기업의 대출 금리는 지난달 0.17% 하락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락 조치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이에 따라 기업의 자금 흐름이 경색돼 악순환이 구조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피치는 이미 17년만에 좌파 정권이 탄생한 프랑스의 즉각적인 신용등급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S&P는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에 즉각적인 영향은 없다”면서도 “올랑드 당선자가 어떤 정책을 취하는지와 6월로 예정된 프랑스 총선 결과가 등급 판단에 적용될 수는 있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피치도 이날 보고서에서 “올랑드 후보의 대통령 당선과 프랑스의 신용등급은 무관”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S&P와 피치는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각각 AA+와 AAA로 평가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