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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반대 강조한 '그리스'… 디폴트·유로존 탈퇴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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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0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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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유럽 경제의 골칫거리 그리스가 긴축 반대를 주장하며 디폴트(채무불이행)와 유로존 탈퇴로 치닫고 있다.

그리스는 총선을 통해 긴축 반대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제2야당인 시리자(급진좌파)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가 “긴급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을 철회한다”며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맞서 그리스 구제금융을 집행한 '트로이카'인 국제통화기금(IMF)·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은 긴축안에 대한 압박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그리스가 트로이카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지 못하면 디폴트와 함께 유로존에서 탈퇴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해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유로존 탈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제2야당 긴축안 실행거부… 트로이카 구제금융 중단할 수도

지난 6일 총선에서 제2야당으로 도약한 시리자의 치프라스 대표는 8일(현지시간)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과 면담한 후 총선의 민심을 받아들여 구제금융 조건인 긴축재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치프라스는 양대 정당인 신민당과 사회당이 주장한 구제금융안에 대해 국민들은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긴축재정을 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시리자는 지난 총선에서 득표율 16.58%을 얻으며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52석을 확보했다. 제1당인 신민당은 108석을 확보해 정부 구성 권한을 위임 받았지만 안토니스 사마라스 당수는 “이처럼 중요한 국면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며 정부 구성권을 반납했다.

그리스는 헌법에 따라 제1당이 사흘간 정부 구성을 하지 못하면 제2당이 권한을 넘겨받는다. 제2당에 이어 제3당인 사회당(41석)도 정부 구성을 하지 못하면 2차 총선을 치러야 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 정부는 2차 총선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달 17일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스의 재총선이 점쳐지면서 추가 긴축안도 의회의 승인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구제금융을 집행한 트로이카와 마찰이 깊어지고 최악의 경우 구제금융이 중단될 수도 있다. 트로이카는 구제금 지원이 중단되면 그리스는 오는 6월 만기가 돌아올 부채를 상환하면 자금이 바닥나 실질적인 디폴트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리스는 강력한 긴축재정을 조건으로 지난 2010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트로이카로부터 총 24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미국의 NPR방송은 그리스 정부가 세수보다 많은 자금을 쓸 수 있는 것은 외부 차입 때문이라면서 현재 그리스에 자금을 빌려줄 수 있는 대상은 트로이카뿐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새정부가 트로이카의 요구를 거부하면 그리스가 자금을 수혈할 곳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며 국채 상환을 못해 유로존을 탈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트로이카는 그리스에 긴축안에 대한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8일 성명을 통해 “긴축재정은 이미 합의된 사항으로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마르틴 슐츠 EU 의장도 “합의안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르크 아스무센 ECB 집행이사도 "그리스가 유로존의 멤버로 존속하고 싶으면 긴축 프로그램에 무조건 동의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유로존 탈퇴해도 괜찮아” 금융시장 그리시트(Grexit) 제동

전문가들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후폭풍을 크게 우려하지 않으면서 탈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지난해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가 불거지면서 많은 국가들이 그리스 국채에 대한 보유 비중을 크게 줄여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보은행의 제인 폴리 이코노미스트는 “유럽국가들은 이미 그리스에 대한 노출 비중을 계속 줄여왔다”며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더라도 금융시장은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나가더라도 독일과 ECB 등 주요 유로존 리더들인 유로존을 지키기 위한 대비책을 강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더라도 유로화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 테일러 최고경영자(CEO)는 8일 "독일이 유로화를 지키기 위해 너무 많은 투자를 했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유로화가 사라지고 마르크가 다시 도입되면 통화가치가 상승해 수출의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그리스가 빠지더라도 유로존을 확고하기 존속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그리스 국채교환협상이 마무리되며 유로존 금융권이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 채권 규모가 줄어 탈퇴해도 유로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ING인베스트먼트의 발렌틴 판 뉴베후이젠 투자전략가는 “그리스의 재정위험이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 주변국으로 번지지 않는다면 유럽에 타격을 입힐 만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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