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민완바오(新民晩報) 17일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 자스(嘉實) 부동산 개발업체는 상하이 도심 자딩(嘉定)구의 한 대학 캠퍼스 내에 버젓이 분양사무소를 세우고 캠퍼스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주택을 판매하고 있다. 100㎡ 넓이에 호화롭게 지어진 분양사무소 벽에는 '우대 가격 제공, 탁트인 뷰……’ 등과 같은 아파트 분양 세일즈 광고 문구가 쓰여져 있다. 이 분양사무소는 매일 아침 8시30분부터 저녁 5시까지 캠퍼스 내에서 영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캠퍼스 내 유동인구가 많고 식당·슈퍼마켓 등도 가까워 다른 곳에 있는 분양사무소보다 이곳이 훨씬 행인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 징화스바오(京華時報) 18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시에 소재한 한 대형 부동산 그룹 산하 교육업체에서 운영하는 고급 사립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에 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아파트 전단지나 할인 쿠폰을 나눠주고 아파트를 소개하는 등 영업에 나서고 있었다. 고급 사립학교인 만큼 학생들을 이용해 돈 많은 학부모들의 지갑을 열어 아파트 판매를 권장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해당 학교 교사들은 일과 중 아파트 분양사무소를 방문해 세일즈 교육까지 받고 있는 상태다. 해당 학교 한 교사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아파트가 안 팔리자 부동산 업체에서 학부모를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다”며 “교사로 일하면서 이처럼 낯뜨거울 만큼 부끄러운 적이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심지어 주택 구매 제한령으로 1가구 당 다주택을 소유할 수 없는 부부를 상대로 ‘가짜 이혼’을 권유하는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근교 옌자오(燕郊)의 한 부동산 개발업체는 2주택 구매 계약금이 너무 비싸다는 부부에게 가짜 이혼을 적극 권유해 아파트를 팔아 넘기려다 공상당국에 걸리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처럼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해괴한 방식으로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려는 것은 최근 들어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중국 주요 부동산 개발상 125곳의 총 부채액은 1조3300억 위안(한화 약 246조원) 규모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 나 급증한 수준이다. 부동산 업체 85곳의 총 주택 미분양 물량 규모도 1조2000억 위안 어치에 달했다.
한편 중국 4월 주요 70개 도시 집값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 18일 발표에 따르면 4월 중국 70개 주요 도시 가운데 43곳의 신규주택(임대주택 제외) 판매가격이 3월에 비해 하락했고 24곳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3곳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