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이사람 - 선덕 에스휴 원장> 드라마·영화 분장 쫓아다니다,뮤지컬 메이크업 담당하며 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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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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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김수현·한채영·현영·강성연 등 국내 인기 연예인들이 자신의 얼굴을 믿고 맡기는 이가 있다. 바로 선덕 에스휴 원장이다.

20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메이크업 업계에 투신, 지금은 국내에서 3대 웨딩 전문 메이크업 업체인 '에스휴'를 운영 중이다.

지금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녀는 끊임없이 도전했다. '이 바닥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 첫 번째 도전 "이 분야에서 반드시 자리 잡겠다"

선덕 원장은 가장 먼저 도전한 분야는 무대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처음부터 유명새를 떨친 것은 아니었다. 드라마와 영화를 쫓아다니며 수염 붙이는 일부터 특수 분장까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다. 밤샘 촬영이 이어지는 날이면 잠깐 졸 수 있는 시간도 감사했다. 의지가 없었다면 버틸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선덕 원장은 당시를 회상했다.

"이 분야에서 반드시 자리를 잡아야겠다는 각오밖에 없었어요. 한가지 목표를 정하면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는 성격이에요.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고민할 시간조차 없었던 것 같아요."

그녀에게 찾아온 첫번째 기회는 당시 MBC에서 분장사로 일하던 선배가 뮤지컬 메이크업 담당으로 추천한 것이다. 이것이 그녀의 첫 작품인 '하늘을 나는 양탄자'다. 이를 계기로 그녀에게도 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1년 내내 전국을 유랑했지만 보수는 적었다. 하지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즐거웠다.

그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명성황후'다.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명성황후 업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어요. 하지만 무모하게 밀어 붙였고, 결국 저희 팀이 선정됐습니다. 저에게 큰 선물을 준 작품이에요."

이후 그녀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오페라의 유령·맘마미아·아이다 등 유명 뮤지컬 메이크업을 담당하며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 두 번째 도전 "뷰티 메이크업에 도전장"

그렇게 10년이 지났을 때 그녀에게 고민이 생겼다. 화려하고 즐거운 무대 메이크업 아티스트지만 보수가 현실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명성황후가 브로드웨이에 진출했을 때도 보수 없이 일을 할 만큼 시장이 열악했어요. 과거에는 희망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만이라도 욕심을 부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때 눈을 돌린 분야가 바로 뷰티 메이크업이다. 무대 메이크업으로 쌓아온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하루에 20명이 넘는 신부들의 메이크업을 해야 했다. 새벽 6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작업을 하곤 했다. 잠깐 앉을 짬도 화장실을 다녀올 시간도 없었다. 다리는 언제나 퉁퉁 불어있기 일수였다.

"하루 종일 일만 했어요. 건강도 많이 나빠졌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집중하다보니 저를 찾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났습니다."

지금은 그녀의 명성만 듣고 찾아오는 신부들이 줄은 설 정도다.

◆ 세 번째 도전 "메이크업 아티스트 위상 세우겠다"

그녀의 세 번째 도전은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위상을 세우는 것이다. 최근 애경과 함께 '리얼 페이스'라는 브랜드를 론칭한 것도 이 때문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단 브랜드를 갖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안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해요. 미국의 바비 브라운 같은 사람이 나와야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위상이 높아져요."

클렌징 라인을 가장 먼저 선보인 데도 그녀의 철학이 담겨있다. 그녀는 새벽 2시에 집에 들어가 5시에 출근하는 상황에도 클렌징은 빼놓지 않는다.

"여자의 아름다움은 피부에서 나와요. 피부가 깨끗해야 진짜 미인입니다. 때문에 클렌징부터 출시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처럼 무모한 선덕 원장에게도 요즘 고민이 많다.

"첫 번째, 두 번째 도전은 꼭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실패를 염려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더라고요. 다른 시장을 보게 되고 시대의 흐름도 읽게 되요. 인생에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녀는 이번 제품 개발 전 과정에 참여, 향기·성분·제품 타입까지 20년 노하우를 쏟아부었다.

고민이 많은 그녀에게 가장 큰 즐거움은 5살 늦둥이 딸이다. 하지만 딸이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길을 걷는다고 하면 말릴 생각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공부로 성공하기가 쉬운 사회예요. 의지가 없다면 이 분야에서 자리 잡기 힘들어요. 아직도 후배들을 가르칠 때 제가 과거에 해왔던 고지식한 순서를 모두 밟게 해요. 약간 군대 같기도 하지만 네모반듯하게 짜여진 과정을 겪고 나면 무엇을 하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사회에 뛰어들어 지금의 성공을 일군 여성의 섬세함과 힘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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