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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채권시장서도 엑소더스 조짐…트리플 약세로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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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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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이어 채권시장에서도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 외환에 이어 채권까지 동반 약세를 보이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유로존 위기가 진화될 수 있는 전환점을 찾지 못한다면 전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대폭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이 매도 흐름으로 돌아섰다. 3년 국채선물을 거둬들였던 외국인은 지난 16일 한 달 반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순매도는 1234계약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난 4월 5일부터 15일까지 27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던 와중에 첫 순매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다음날인 17일과 18일에는 소폭 순매수에 그쳐 관망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또 현물 시장에서 지난 16일 한국은행이 시중 통화량 조절을 위해 금융기관을 상대로 발행하는 통화안정채권을 7000억원 규모로 대거 팔아치우기도 했다. 특히 다음달에 외국인 국고채 만기자금이 몰려 있다는 점도 채권 가치 하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보통 외국인이 롤오버(만기연장)할 때는 국고채 3년물을 담는데, 최근에는 국고채 6개월물을 적극 사들이고 있어 사실상 만기 청산을 단행할 물량이 많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만기자금 중 유럽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도 많아 그들이 자본확충을 위해 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여 외국인 이탈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이달 들어 3조1594억원이 넘는 자금을 빼냈다. 지난 16일 5000억원 가까이 되는 자금이 빠져나오다 17일 500억원 수준으로 매도 규모가 줄어드나 싶었지만, 다시금 18일 4000억원이 넘는 투매가 쏟아졌다. 외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프로그램매매에서도 최근 이틀간 7500억원 가까이 되는 매도공세가 이어지는 등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코스피 1800선이 무너진 것도 이 때문이다.

외국인 투매는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식시장에서 돈을 대거 빼낸 외국인이 회수한 자금을 자국으로 보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역송금 수요가 증가해 자연히 원화 가격은 약세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8일 하루에만 9.90원 오르며 1180원 부근까지 접근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9일 이후 5개월여 만의 일이다.

한국의 신용위험 역시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한국의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보름 만에 30bp(bp=0.01%) 급등하면서 지난 1월 31일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연중 최고치에 근접했다.

마지막 버팀목이던 채권시장마저 외국인 이탈로 무너진다면, 지난해 9월 트리플약세 우려가 높았던 이후로 다시금 국내 자본시장에서 트리플약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들은 다만 이 같은 트리플 약세가 장기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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