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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군포소방서 박규복 소방장) |
우기와 건기가 뚜렷한 사바나 기후나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에서도 물과의 연관성은 불가분리 관계라 할 수 있다.
“물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은 물 밖에 없다”는 에너지 절약차원에서의 물의 소중함을 역설한 어느 환경 캠페인 광고에서 보듯 우리는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지금까지 부족함없이 마음껏 향유할 수 있었던 물의 효용가치에 대하여 너무나도 당연시 하고 홀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거북이 등짝처럼 갈라진 농토에서 먹을 물을 구하지 못해 죽어가는 동물들, 샘을 찾아 무작정 떠나는 어느 아프리카 부족들, 대홍수를 겪어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지구촌의 여러 나라들! 이 모두 자연환경으로서의 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이지만 재난현장에서 쓰이는 소화약제, 그 중에서도 물은 우리 소방공무원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감을 느끼게 해 준다.
특히,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소방력과 신속한 통신체제를 유지하여야 하고, 소방용수시설 및 소화약제를 확보해야 하며 소방대원들의 숙달된 현장활동이 수반되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소화활동은 소방의 3요소에서 정하고 있는 인원, 장비, 소방용수에 의해 그 업무가 수행된다. 이 3요소 중에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게 되면 소화활동 즉 진압활동은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특히, 물은 진압활동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 필수 요소다.
그러나 화재현장에서의 물은 사용 후 수손으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추운 지방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 몇몇 가연물 화재에 대해서는 사용할 수 없거나, 주의를 해야 한다는 점 등 단점도 물론 있다.
화재 양상에 따라서는 일부 위험물 화재와 같이 물을 사용하여서는 안 될 경우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최첨단 과학소방의 시대에서도 소화약제로서의 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이 중요한 소화약제로서 갖는 물리적 특성으로는 가격이 싸고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기화열이 크며 연소물체에 도달하기 쉽고 사용하기 편리하고 침투성이 높기 때문에 어떠한 소화제보다 효과가 크다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또한, 냉각효과가 큰 것은 물의 비열과 기화열(증발잠열)이 크기 때문인데 그 중에서도 증발잠열이 냉각효과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 물의 증발잠열은 539cal/g로 이것은 100℃의 물 1g이 같은 온도의 수증기로 변할때 주위로부터 539cal의 열을 빼앗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물리적 성질때문에 물은 훌륭한 소화약제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
그리고 물은 증발될 때 방대한 양의 증기를 생성하는데 증기로 바뀌면 그 체적은 약 1,700배 이상 커지는데 이것 또한 1ℓ 액체상태의 물이 기화된 후 약 1.7㎥ 공간을 차지할 수 있는 양이 됨을 뜻한다.
물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 중 냉각효과가 가장 크고 구하기 어렵지 않은 경제적인 물질이다.
최근에 각종 소화약제 및 소화설비들이 개발되어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물을 따라갈 수는 없다.
특히 고무적인 일 중의 하나는 빗물을 저장시설에 모아두었다가 공동주택 단지 내 조경시설 및 화장실, 분수대 등 공공용수로 활용함으로써, 상수도 사용량도 줄이고 저 탄수 녹색성장의 친환경 정책에도 일조하는 시스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의 대체자원이 없음을 염두에 두고 정책적 방안마련을 통해 다양한 대체설비 개발 및 타 자원 활용방안 등 물에 대한 관심도를 제고해야 할 것이다.
지구촌의 물 부족국가가 해마다 늘고, 자연재해로 피해가 속출한다면, 물과의 동반자적 상생의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우리는 각고의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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