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즈(FT)가 10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리퍼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주 정크본드에 투자해온 미국 환거래 사모펀드와 뮤추얼펀드에서 약 3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적인 경기 부진에 따라 회사채 투자에 대한 부담이 커져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자금 이탈은 지난 4주 연속 이어졌으며, 지난주 규모는 지난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FT는 보도했다. 리퍼측은 미국 경제지표에 대한 실망감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가 정크본드에서의 이탈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낮은 수익률도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FT는 “주식 투자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는 정크본드 수익률도 돈이 빠져나가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바클레이스 지수(Barclays index)에 따르면 올 들어 정크 본드 수익률은 5.0%로 미국 증시 S&P 500지수의 평균 수익률 5.4%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투자 적격 등급 회사채에는 무려 8억197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보다 안전한 투자처로 자금을 옮기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의 포드자동차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돼 정크 등급을 벗어난 것도 크게 작용했다. 포드사는 지난달 말 정크등급인 Ba2에서 투자적격등급인 Baa3로 등급이 올랐으며, 총 회사채 규모는 무려 300억달러에 이르렀다.
RBS 증권의 에드워드 마리난 수석 거시 신용 투자전략가는 “규모가 큰 포드 회사채를 보유한 기관 투자자 등이 많기 때문에 신용 등급 상향 조정은 사징에 중요한 기술적인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약 4개월전 정크본드에 사상 최대의 자금이 몰린 것과 대조적이다. 2월초 투자부적격(정크) 등급 회사채 발행은 무려 196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었다. 그 이후에도 정크본드에는 계속해서 자금이 몰렸다.
당시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가시면서 정크본드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게다가 미온적이지만 미국의 경기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미국에서의 정크본드 발행이 크게 늘어났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