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니면 우리나라는 무역적자국을 면치 못한다. 그리고 한중간 인적교류 또한 폭발적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인 여행객들의 씀씀이는 우리경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수교 이후 한국의 제조업들은 중국으로 건너가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다고 할 수 있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은 대중무역의 폭을 넓히고 양을 확장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한중간의 급속한 경제적 발전은 중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의 노력과 희생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만 하여도 10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그런데 한국정부는 재중한국인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하여 전혀 정책적인 배려를 하고 있지 않다. 재중 한국인을 완전히 방치하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재중 한국인들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으로 이민을 간 사람들과 완전히 다르다. 이민 간 사람들은 선진국의 교육과 의료 등 사회적인 혜택을 받으며, 시민권을 얻고 현지에 눌러 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 사는 한국인들은 한국에 주소를 두고 있으며, 한국정부에 세금을 내고 국민연금 및 의료보험료를 납부하는 100% 한국인이다. 거주지만 중국일 뿐이다.
재중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겪는 어려움은 자녀교육문제와 의료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이 무상 의무교육이다. 중국에서 자녀를 외국인 국제학교에 보내려면 한명에 사교육비를 제외하고 연간 2000만원 이상 학비가 소요된다. 한국국제학교가 있는 곳에서는 좀 나은 편이지만, 몇 군데 되지 않는다. 그리고 교사의 대우가 열악하기 때문에 우수한 교사를 모셔오기도 어렵다.
대개의 재중 한국인들은 환경이 열악한 중국인 학교에 보낸다. 일반 중국인 학교에서 외국인 자녀를 받아주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잘 받아 주지도 않는다. 그것도 적지 않은 찬조금과 온갖 인맥을 동원해야 들어갈 수 있다. 열악한 중국인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돌아서서 눈물짓는 부모들이 대부분이다. 자녀교육만큼은 최고로 시키고 싶은 욕구가 강한 한국인들에게는 가슴에 못을 박는 아픔이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앞으로 중국이 중요하니까 중국인학교에 보내면 되지” 라고 말한다. 중국의 교육환경을 알고나 하는 소린지 모르겠다. 자기 아이라면 우리의 30년 전의 교육환경으로 보낼 수 있을까. 중국인 학교에 가면 공산사회주의를 찬양해야하고, 북한을 우방으로 가르치는 환경에 노출된다. 이런 학교에서 우리의 자녀들이 국적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겠는가? 올해부터 중국에 있는 한국국제학교에 한하여 약간의 예산 지원이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 그것은 한국국제학교에 보낼만한 수입이 있는 대사관자녀들과 대기업 주재원 자녀들만 혜택을 받을 뿐이다.
의료문제에 들어가면 더욱 황당하다. 중국은 의료수준이 한국에 비해 상당히 낙후되어 있다. 외국인 전용진료소도 있긴 하지만, 외국인에게는 일반 중국인에 비하여 10배 이상의 진료비를 요구한다. 대개의 재중한국인들은 한국에 의료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 큰 병에 걸리면 한국으로 가서 병원신세를 져야 하기 때문에 의료보험료 납부를 끊을 수도 없다. 중국에서 병이 나면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한다. 얼마 전 중국의 의료수준이 오죽 열악했으면 주중대사관에 근무하는 고위직인 공사님 한분이 중국의 수도 북경의 의료기관에서 아주 간단한 링겔주사를 맞다가 돌아가셨겠는가? 중국은 완전히 의료 후진국임을 안다면 도저히 중국병원으로 갈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재중한국인들은 미국에 사는 대개의 한인처럼 미국인이 되기 위하여 조국을 떠난 사람들이 아니다. 미국 등지로 이민 간 사람들과 동일 시각으로 재중국한국인들을 취급해서는 안된다. 공무원들이나 국회의원들이 중국을 자주 들락거리긴 하지만 재중한국인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한국 언론의 잘못된 중국 보도는 고스란히 부메랑이 돼 재중 한인들에 피해를 안겨준다. 재중한국인들은 국가가 이용할 줄만 알았지 마치 버린 자식이나 마찬가지다.
정부는 재중 한인들이 국적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책을 당장 마련해야한다. 또 의료보험공단은 중국의 몇몇 주요도시에 사무소를 신설하여, 중국의 의료기관과 협의하여 재중한국인들이 지정병원에서 기본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재중한국인들이 현재 내고 있는 의료보험료만으로도 충분하다. 정부의 관련 부처와 책임자들은 이제 낮잠에서 깨어나야한다.
(조평규 재중한국인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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