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고 나면 그만...온라인몰·오픈마켓 소비자 우롱 여전

인터파크, 핸드폰 소액결제 취소분 자사 사이버머니로 환급..통보도 안해<br/>옥션, 바로가기 아이콘 만들면 오히려 더 손해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온라인 업체들이 시장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쇼핑 편의 및 불편 해소에는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은 전자상거래법 개정령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마케팅을 고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유통시장은 매년 두 자리 수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 유통전략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온라인몰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19.8% 증가한 33조 원 대로 추산된다. 하지만 업체들의 '팔고나면 그만'이라는 인식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실정이다. 오히려 소비자들의 피해 건수 및 사례는 늘고 있다.

지난 3월 서울시가 지난 1년 간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한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9.6%가 피해를 받았다고 답했다. 2009년 22.1%·2010년 25.9%에 이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1년 기준으로 피해 상품은 의류가 48.9%로 가장 많았고, 온라인 쇼핑 수요가 많은 20대 여성이 관련 피해를 가장 많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권상욱씨(남·31세)는 지난달 인터파크를 이용하다 불편함을 겪었다.

권씨는 10만원 상당의 가구를 인터파크에서 핸드폰 소액결제로 구입한 후, 다음날 주문을 취소했다. 하지만 주문을 취소했음에도 며칠 째 결제취소와 관련한 연락이 없자 본사 측에 상황을 문의했다. 회사 측은 그제서야 권씨의 핸드폰 소액결제 취소분이 인터파크 S머니로 환급됐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결제금액을 취소하는 대신 소비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결제 취소분을 자사 사이버머니로 지급해 버린 것이다.

이에 권씨가 따져 묻자 회사 측은 방침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때문에 권씨는 결제취소분을 돌려받기 위해, 인터파크 홈페이지에 접속 후 계좌번호를 등록하는 등 번거로움을 감내해야 했다.

개인사업자인 신영태씨(남·35세) 역시 최근 기분 나쁜 경험을 했다.

신씨는 평소 자주 이용하는 옥션 사이트의 바로가기를 본인의 컴퓨터 바탕화면에 만들어 놓고 사용해 왔다. 바로가기를 통해 접속 시 혜택을 제공한다는 옥션 측의 설명 때문이었다.

하지만 신씨는 바로가기를 통해 접속할 경우 가격비교도 어려울 뿐 아니라, 포털사이트를 통해 해당 사이트에 들어갈 때 오히려 할인혜택을 제공받게 된 다는 걸 알고 배신감을 느꼈다. 신씨는 옥션 뿐 아니라 대다수의 온라인몰과 오픈마켓이 그런 식의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고서는 온라인 쇼핑에 대한 회의를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시장의 규모와 영향력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을 위한 업체들의 편의 제공 및 서비스 마인드는 여전히 제고돼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같은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당국은 다음달 18일부터 온라인 판매를 통해 소비자 피해 발생 시, 판매자는 물론 해당 오픈마켓도 연계 책임을 지는 전자상거래법을 시행령할 방침이다. 오픈마켓의 거래 중개 책임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