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은 팅크웨어 강정규(41)전무> |
지난해 시행된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영상기능은 가능하지만, 녹음기능만 안 된다는 방침이 나왔다. 음성 녹음만 제한을 둔 정부의 정책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정부도 개인의 사생활 보다는 교통사고 감소효과에 더욱 비중을 실어줌으로서 블랙박스 장착을 적극 권장하는 뜻풀이로 해석된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주행거리는 일평균 59km로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선진국들보다도 현저히 높다. 매년 국내 지방도로와 고속도로는 지속적으로 신설되고, 전국 어디든 자동차로 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먼 거리도 점점 짧은 시간 안에 이동 할 수 있는 시간적 효율성까지 더해진다.
이로 인해 자동차 시장은 점점 확대되고 있으며, 전장산업 또한 발달하고 있어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현대인들의 생활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의 발달은 과연 우리에게 편리함만을 제공할까.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연평균 22만건에 달한다. 이로 인한 인적·물적피해 또한 비례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고 교통사고를 얼마나 잘 대처하고 있을까. 실익을 챙기는 보험사가 과연 모든 것을 해결해 줄지 의문이다. 교통사고를 당해본 이들은 절실히 느낀다.
상대방과의 과실률 조정에서 상당한 피로도가 잇따르기 때문이다. 교통사고 과실여부 판단에는 목격자를 중요시 여긴다. 하지만 이마저도 진실을 가려줄지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니가 잘했니, 못했니” 등의 목소리 높여 따지고 드는 현상 때문에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자 운전자들을 직접적으로 보호해줄 아이템인 블랙박스가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 손해보험사에서도 앞 다퉈 블랙박스 장착 차량에 한해 보험율 할인 정책(3~5%)을 내세우고 있다.
정부도 사고율이 높은 상용차(버스·택시 등)을 대상으로 블랙박스 지원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블랙박스 장착만으로도 교통사고율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점에서다. 한 민간연구소에 따르면 블랙박스가 장착된 차량의 교통사고 감소율은 30~50% 내외로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블랙박스는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범죄 예방 및 검거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찰들의 사고조사기법에도 CCTV를 넘어 블랙박스 영상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뺑소니사고, 부녀자 납치사건 등의 강력범죄, 김여사·김사장 등의 무법 운전자들도 블랙박스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또한 최근에 붉어진 급발진 사고에 대해서도 운전자들은 자신들의 결백을 증명해보이기 위해 블랙박스를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방향에 추가 장착하는 추세다.
향후 블랙박스는 기술적으로 더욱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박스는 단순히 영상을 기록하는 저장소를 넘어, 위치기반서비스와 내비게이션 등 특화된 기능이 결합된 ‘스마트카 블랙박스’로 진보할 것이다.
현재와 머지 않은 미래, 인간 사회구조 속에 도사리고 있을 위험 요소의 해결사는 IT 성장과 비례할지 모를 일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