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 두산 등 상위 10대 재벌기업 총수들의 평균 지분율은 1.09%다. 여기에 총수를 비롯해 그 일가가 가지고 있는 평균 지분율도 불과 3.71%에 머문다.
공정위가 발표한 기업집단별 지분 보유현황을 보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지분율은 0.52%에 불과하다. 이건희 회장과 친족일가를 합친 지분율도 겨우 0.95%에 그친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파워는 삼성 전 계열사를 통해 그룹을 호령하는 구조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경우 지분율이 2.08%로 친족을 포함해 3.68%로 기록됐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역시 0.05%의 낮은 총수 지분율과 친족을 합쳐 2.21%에 머물렀다.
이밖에도 구본무 LG그룹 회장(오너 1.26%, 오너 포함 일가 3.91%),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오너 1.08%, 오너 포함 일가 1.22%), 허창수 GS그룹 회장(오너 1.99%, 오너 포함 일가 13.70%),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오너 2.58%, 오너 포함 일가 5.1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오너 1.15%, 오너 포함 일가 1.96%),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오너 0.10%, 오너 포함 일가 3.69%)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대그룹 중 총수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분율은 최태원 회장으로 0.04%에 불과하며, 조양호 회장이 2.58%로 가장 높았다. 총수를 포함하여 그 일가들이 가진 지분율은 최태원 회장 일가가 0.60%로 가장 낮고, 허창수 회장 일가들이 13.7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10대그룹 이외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경우 본인 지분율은 0%로 없으며, 일가를 포함하여 1.18%에 불과했다. 박 회장은 ‘금호 형제갈등’의 내부 잡음 논란속에 지분율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는 올해 총수의 지분율이 감소한 반면, 계열사들은 순환형 출자구조로 그룹 지배권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능력이 ‘무소불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10대 그룹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60%에 육박하고 있다.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대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재벌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대기업 오너가 적은 지분율로도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변명할 여지가 없다”며 “그럼에도 계열사 확대 등을 통해 그룹 지배권을 강화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정중원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정부가 정보공개나 사후적인 감시활동을 통해 지분도를 내놓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당연한 의무”라며 “이것을 두고 포퓰리즘을 생각할 것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한편 43개 총수있는 집단 중 내부지분율이 높은 집단은 한국타이어(34.9%), 부영(34%), OCI(17.9%), 대성(17.7%), 한라(17.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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