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이크론, 日 엘피다 인수 확정…세계 D램 시장 재편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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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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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본력·기술력에서 국내 기업에 여전히 밀려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미국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일본 엘피다 인수를 확정지으면서, 세계 향후 D램시장 재편의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이 자본력·기술력 등에서 밀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을 앞서기에는 역부족일 거라고 입을 모은다.

3일 관련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마이크론이 일본 엘피다를 2000억 엔(한화 2조8528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또한 마이크론은 이와 별도로 엘피다의 주력 공장인 히로시마 공장에 640억 엔을 투자해 최신설비를 설치하기로 했다. 인수금액과 설비투자 비용을 합치면 마이크론이 엘피다에 투자하는 금액은 총 2640억 엔(약 3조원)에 이른다.

마이크론은 이른 시일 내에 기술전환·생산설비 교체·디자인 교체 등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히로시마 공장을 포함한 근로자 전원은 해고 없이 고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엘피다 인수로 마이크론은 세계 D램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게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D램 세계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42.2%), SK하이닉스(23%), 엘피다(13.1%), 마이크론(11.6%) 순이다.

시장점유율만 보면 단숨에 2위로 올라서면서 1위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 되지만, 기술력·자본력에서 여전히 국내 기업에 밀린다는 평가다.

마이크론이 엘피다 인수로 시너지를 기대하는 모바일 D램 부문 기술력은 아직까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다. 양사는 30나노급 모바일 D램을 주력제품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20나노급 D램 양산에 돌입했다.

반면 엘피다와 마이크론은 40·50나노급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이미 엘피다 인수비용으로 2600억 엔가량을 쏟아부은 마이크론이 향후 신규설비 투자를 감행할 수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마이크론은 엘피다 채무 탕감에만 1400억 엔(약 1조997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요 부진으로 가격이 약세인 상황에서 수익성을 낼 수 있는 것은 공정 미세화를 통한 원가절감밖에 없다"며 "제조공정 측면에서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 세대 앞서고 있기 때문에 펀더멘털의 차이는 계속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연구원은 이어 "제조공정을 30나노급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설비투자가 필요한데 이 역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SK하이닉스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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