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로 국회 인준을 받지 못한 전례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대법관 낙마’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야당이 김병화 후보자에 대해 “절대불가” 입장인데다 체포동의안 부결로 ‘쇄신 포기’ 비판여론에 직면한 새누리당도 김 후보자를 무조건 감싸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다른 후보자 3명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지만 ‘대법관 공백’ 장기화로 재판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에 대해선 부담이 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위장전입 2건, 다운계약서 3건, 세금탈루 3건의 위법 사실이 있고 제일저축은행 수사와 전 태백시장 수사 무마를 시도한 의혹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이처럼 위법사실이 많은 인사가 대법관이 된다면 대한민국 최고 법원의 권위가 심대하게 훼손되고 사회정의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면서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인사청문특위 민주당 간사인 박영선 의원은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서민이나 사회적 약자보다는 재벌이나 권력의 편에서 판결한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그러나 대법관 공백을 최소화해야 하는 만큼 통과시킬 수 있는 사람은 먼저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반면 새누리당은 김 후보자가 대법관으로 적합하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위장전입 문제와 취득세 탈루에 대해선 김 후보자가 직접 사과했고, 제일저축은행 수사무마 연루 의혹은 관련 수사기록을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위의 새누리당 간사인 이한성 의원은 “김 후보자의 저축은행 연루의혹은 근거가 없고 야당이 의도적으로 몰고 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를 낙마시켜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정두언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로 당이 위기에 몰린 마당에 김 후보자를 두둔하기는 더욱 어렵다는 분위기다.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를 조기 수습하고 대대적인 개혁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시점인 만큼 각종 의혹을 사는 김 후보자를 감싸고 가기엔 부담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야당이 강력 반대하고 있고 여당에서도 일부 반대 기류가 있다”며 “인사청문특위에서 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다고 하더라도 당 차원에서 김 후보자를 엄호하기 어렵고, 이 경우 본회의 표결에선 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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