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거래소 김문수 ‘뜨니’ 유관기관장 ‘헤쳐모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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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1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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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한국거래소에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떴다. 김 지사의 거래소 방문은 하루 전날 정해졌다. 증권시장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김 지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촉박한 일정 속에서도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우주하 코스콤 사장,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대표,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 등 평소 쉽게 얼굴 보기 힘든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열일 제치고 대선주자 부름에 달려온 유관기관장의 ‘열의’에도 불구하고 간담회는 싱겁게 끝났다. 증권시장에 대한 현안 발표 후 김 지사는 유관기관장들에게 업계 고충과 애로사항에 대해 질문했지만 기관장들 사이엔 침묵만 흐를 뿐 제대로 이야기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규제의 칼끝이 업계로 향하고 있는 마당에 멍석을 깔아놔도 ‘바늘멍석’일 뿐 정의롭게 고충을 털어놓을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업계 종사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자본시장법 개정이 국회에서 차일피일 미뤄지며 거래소뿐 아니라 예탁원, 증권사 등 업계는 기존 계획했던 업무 수행이 늦어져 받는 피해가 막심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파생상품을 비롯, 금융당국의 각종 규제가 쏟아지며 증권사들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하지만 업계 종사자들은 섣불리 움직여 괜한 된서리를 맞을까 금융당국과 정부에 대한 불만 털어놓기를 꺼리며 감추기에 급급하다.

김 지사는 거래소 유관기관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관치보다는 기업의 자유를 확대하는 게 국민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선주자의 부름에 한 걸음에 달려와야 하는 유관기관장들과 정부의 관계 속에서 과연 허심탄회하게 ‘기업의 자유’를 논할 수 있을까. 증권업계가 건강하게 성장해나가기 위해 필요한 건 정치인들의 선심성 공약이 아닌 이들의 자본시장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자본시장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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