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혈맥 자본시장 살리자> ‘초저금리’시대 장내 채권시장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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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3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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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박정수 기자= 채권의 시대가 오고 있다. 최근 증시 불황이 장기화되며 주식보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졌다. 실질금리가 0%로 수렴되고 고령화 시대 진입도 채권 시장 파이를 넓히는 요소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을 끌어안을 장내 채권 거래 활성화는 아직 요원하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반기 일평균 주식결제대금은 1조3590억원으로 직전반기대비 55.5% 감소했다. 이중 장내 주식시장 결제대금은 13.4% 감소한 491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일평균으로는 5000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예탁원 한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 지속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개인 거래대금이 급감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채권 시장은 보다 커졌다. 장내 채권 시장 결제대금 규모는 거래량 급등에 힘입어 일평균 1조1010억원으로 직전반기 대비 27.4% 증가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국채 거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여전히 공고한 장내 채권 시장과 장외 채권 시장 규모의 현격한 차이다. 상반기 장외 채권 기관 결제대금은 17조150억원으로 장내 채권 시장 결제대금 1조1010억원의 17배에 육박한다.



채권은 일반적으로 90% 이상이 장외거래로 개인투자자들로서는 접근이 쉽지 않고 투자를 하려고 해도 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 채현주 한국거래소 일반채권시장팀장은 “채권은 장내 시장도 있지만 여전히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며 ”정보 자체도 어려울 뿐더러 어느 지표를 보고 투자에 나서야 할지도 고민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실제 채권 투자를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는 시장의 불투명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채권 시장에 대한 뚜렷한 이해가 부족하고 채권 시장 자체가 장외에서 기관들을 통해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투자에 엄두를 못내는 것. 업계에서는 장외 채권 시장은 200여명 가량의 전문가들이 관리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채권 수요는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채권 가격에 유리한 금리 가격과 인구 구조의 변화가 채권 시장을 성장시키는 요인이다. 오창섭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채권 시장의 수급 여건을 보면 앞으로 국채 발행은 줄어들 수 있는데 안전 자산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결국 연기금 또는 장기 투자의 자금 수요가 늘고 채권 시장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또 장기적으로 실질금리는 0%로 수렴하고 있다. 이는 채권 시장 입장에서 금리가 더 떨어져 단기적으로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저금리 기조의 고착화는 수익률 재고를 위해 고금리 구조화 채권의 수요도 늘리게 된다.

장내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투자자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구조적으로 증권사들의 영업 관행도 장내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증권사 영업점 창구에서는 장내보다 장외 매매시 브로커 수입이 커진다. 때문에 일반투자자들이 장내로 주문하라는 주문을 증권사가 받아도 장외로 주문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주식과 달리 채권은 장내 거래 의무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다.

주식과 다른 채권 가격 특성도 여전히 장외 시장이 보다 활성화되고 있는 이유다. 채권은 발행 회차별로 금리 등이 다르게 책정된다. 즉 종목이 각기 다르다보니 유통 물량이 적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기관은 만기 보유 성격이 강한 점도 주식 시장과 달리 물량이 원할하게 유통되기 힘들게 한다.

채현주 팀장은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매채권 조성자라고 해서 채권을 내놓는 ‘딜러’를 뒀지만 안착이 어렵다”며 “채권은 속성상 쪼개져서 팔리게 되는데 예를 들어 50억원을 내놨는데 5억원만 체결된 후 45억원이 남으면 45억원 입장에서는 다른 상품을 사다가 채워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채 팀장은 “하지만 5억원이란 ‘짜투리 물량’은 시장에 돌아다니기 쉽지 않다”며 “이처럼 딜러 입장에서 ‘부족분’을 채워넣기도 어렵고 보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결국 장내 시장에서 ‘딜러’는 제 역할을 하기 힘들어진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래소는 장기적으로 채권 시장 활성화 로드맵을 마련했다. 거래소는 2014년 2월 신시장시스템인‘엑스추어 플러스’ 가동에 맞춰 관련 재도개선안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참여 기관들의 이해관계 등 고려할 요소들이 많다.

채 팀장은 “개인투자자들이 들어올 수 있는 일반 채권 시장의 편의성과 투자 정보 접근성을 찾아보고 있다”며 “이를 위해 참여기관들과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학계는 장내 채권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산거래를 기본으로 하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남길남 연구원은 “채권 시장은 전산거래를 기본으로 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며 “인프라를 구축하면 연계거래 활성화도 기대되는데 이는 장외거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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