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주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 |
박형주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6일 대부분 정부주도의 사업은 큰 프로젝트에 국한된 것이 많으며 이러한 분야는 수년내에 결과물이 나오기가 쉽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계를 선도가기 위해서는 정부주도의 대규모 프로젝트도 필요하지만 우리나라가 주도할 수 있는 분야를 나름대로 분석해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오목가슴’ 수술 세계 최다를 자랑하는 명의(名醫)다.
오목가슴 수술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의사로 1800례를 넘겼다.
그의 수술을 보려고 미국과 일본, 중국, 터키, 러시아, 브라질, 홍콩, 인도네시아 등 여러나라의 유명한 의사들이 몰려온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각국의 흉부외과 의사들이 오목가슴 수술법을 배우기 위해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모였다.
최소침습 오목가슴 수술법으로 세계 최고의 기술과 최다수술사례를 보유하고 있는 박 교수의 수술 시연을 보기 위해서다.
수술실에서 직접 박 교수가 선보인 생생한 수술장면은 외국인 의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오목가슴은 흉골과 연결된 연골 및 늑골의 일부가 후방으로 함몰된 선천성질환이다.
가슴뼈에 눌려 심장이 잘 활동하지 못하는 병으로 생명에 큰 지장은 없지만 그대로 두면 폐렴 같은 감염병에 잘 걸리고 성장도 늦어진다.
함몰부위는 흉골 자루 연결 부위에서부터 점차 진행돼 흉골 끝과 검상돌기 부위에서 가장 심한 함몰을 보인다.
앞가슴 중앙이 함몰돼 오목가슴이라 하고, 혹은 깔때기 모양으로 보인다 해 ‘누두흉’이라고도 한다.
국제학계 통계에 따르면 약 1000명 중 1명 꼴로 앞가슴이 움푹하게 들어간 채 태어난다.
발생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유전적 소인의 가능성이 있고 가족력이 43%까지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으나 특정 유전자의 결함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박형주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 |
이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직접 개발한 전용내시경과 고정기구다.
오목가슴수술은 보통 심장과 심장을 누르고 있는 뼈 사이로 금속막대를 넣어 뼈를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한다. 2년 정도 지나면 금속막대를 빼더라도 뼈가 다시 심장 쪽으로 내려앉지 않게 교정된다.
하지만 종종 심장을 잘못 건드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게 오목가슴 전용 내시경이다.
금속막대는 2년 동안 그대로 있어야 하지만 이리저리 움직여 허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박 교수는 한번 끼워두면 고정되는 특수기구를 개발해 합병증도 크게 줄였으며 오목가슴 수술법을 몰라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베트남에도 술기를 전수하고 있다.
조기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목가슴 환아들은 유소아기에 발육장애로 또래에 비해 체중과 키가 작은 것이 특징으로 구부정하고 기울어진 비정상적인 자세로 척추 측만증이나 근골격계 질환 등 다른 외형적인 기형이 동반될 수 있다" 며 "변형된 자기 신체에 대한 자각을 하는 학동기, 사춘기가 되면 심리적 정신적인 장애를 초래하여 자신감의 상실, 학교와 사회로부터의 고립 등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설명했다.
박 교수는 “오목가슴은 심절한 시기에 교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며 “소아기에 조기 교정해 주면 성장, 발육에도 도움이 되므로 적극적 치료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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