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8일 올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산업 수요가 3870대로 전년동기대비 4.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에 전년동기대비 3970만대를 판매 전년동기대비 7.2%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하반기 들어 성장세가 한풀 꺾인다는 전망치다. 이 연구소는 지난해 11월 2012년도에 총 7855만대가 판매될 것이라 전망했으나 최근 위 보고서를 통해 이보다 15만대 적은 784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유럽은 전년대비 0.7% 감소하며 4년째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국내 수출업종 중 거의 유일하게 상승했던 국내 자동차 수출도 한풀 꺾일 것으로 우려된다.
연구소는 올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10.4% 늘어난 170만대였던 국내 자동차 수출량(현지 생산 제외)이 하반기 들어 4.3% 늘어난 168만대로 상승 폭이 절반 이상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될 경우 2009년 이래 최소 8반기만에 판매가 줄어들게 된다.
선진-신흥시장 할 것 없이 전체적인 해외 시장 수요가 정체된 데다 토요타ㆍ혼다 등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여파를 딛고 본격적인 공세를 펼치는 것도 한국차엔 악재로 꼽힌다. 토요타는 최근 올해 글로벌 생산목표를 글로벌 자동차 역사상 최고인 1005만대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이미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선 토요타와 혼다의 성장세와 맞물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지난해 10%대에서 1%포인트 가량 빠졌다. 유럽에서도 EU가 프랑스의 요청에 의해 한국차에 대한 ‘우선 감시’ 대상에 대해 검토하는 등 불안한 상태다.
브라질의 수입차에 대한 공업세 30% 인상 및 중국 등 신흥시장 침체도 하반기 불안요소로 꼽힌다.
자동차 수출 감소는 곧 전체 한국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 기준 자동차 및 관련 부품은 전체 수출의 13.3%를 담당하고 있다.
연구소는 “상반기 한국의 전체 수출은 0.6% 증가했으나 자동차를 제외하면 오히려 1.2% 감소할 만큼 영향이 크다”며 “7월 들어 자동차 수출이 33개월 만에 전년동기대비 감소세(-5.3%)로 돌아서며 전체 수출도 역시 33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8.8%)을 기록했다”고 했다.
이어 “수출 부진은 곧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내수 경기도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8월들어 자동차 회사들의 노사갈등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한국GM 등 국내 주요 자동차 수출기업은 모두 올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앞두고 노사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7월 13일과 20일 부분파업을 한 데 이어 휴가가 끝난 8일부터 6일(영업일 기준) 동안 부분파업에 나선 상태다.
연구소는 “휴가 후 자동차 및 부품산업의 파업도 예정돼 있어 자동차 생산 차질과 그에 따른 수출 감소, 경기 침체 심화 우려가 크다”며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 회복을 위해선 자동차 산업의 안정적 생산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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