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터줏대감 격인 전자상가·중소형 쇼핑몰·가구골목·지방 쇼핑몰 등의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점포가 속출하고, 그나마 남은 점포들도 고객 발길이 뜸해지면서 폐점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 전자상가를 비롯해 문정동 가든파이브, 논현동 가구골목, 경기도 수원역 쇼핑몰 등 지역을 대표하는 쇼핑센터들이 고사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대한민국 IT 중심지로 여겨졌던 용산 전자상가와 강변 테크노마트는 직원이 손님보다 더 많은 실정이다. 매출도 전성기의 25% 수준으로 급감했다. 테크노마트 임대사업자들은 임대료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최근 2~3년 동안 수십여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지하철 지하매장 상인들은 우후죽순 생겨난 대형 유통업체에 고객들을 빼앗겼다. 대기업들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저가공세를 펼치다보니 자영업자들은 버티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 대표 가구골목으로 통하는 논현동 가구거리도 일부 대기업·수입가구 업체만 근근이 버티고 있을 뿐, 중소기업 매장은 매출의 60%가량이 증발했다. 한 명의 손님이라도 잡기 위해 매장 밖에서 호객행위까지 해보지만 이마저도 소용이 없다.
이들 중소 유통업체의 몰락은 노점상들에게도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국내의 한 의류매장 점주는 "최근 10년 동안 가장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며 "대기업들이야 호황에 벌어놓은 돈이라도 있지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은 버는 것보다 지출이 더 많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현장의 한숨은 각종 지표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의 한 민간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부터 2009년까지 6년 동안 연평균 61만개 사업장이 새로 생겼지만, 같은 기간 58만개가 퇴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소매업의 경우, 신규 사업체 15만개가 해마다 새롭게 문을 열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15만5000곳이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달에 167만원도 벌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수두룩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유통업체를 비롯해 자영업자의 몰락이 이미 시작됐다"며 "대기업들도 힘들겠지만 생활과 직접 연관된 중소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